본문 바로가기

본문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강갑생 기자 사진
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김부선' 보완해줄 믿는 구석, 공철·9호선 직결도 '21년 쳇바퀴'

중앙일보 2021.05.25 00:31 종합 23면 지면보기
지역 요구와 달리 ‘김부선’(김포~부천)으로 노선이 대폭 축소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가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부랴부랴 성난 민심을 달랠 보완책 마련에 나선 국토교통부가 언급하는 카드 중에는 ‘공항철도’가 있다. GTX-D를 이용해 계양역에 오면 공항철도로 환승해 서울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항철도의 속도를 높이는 급행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어서 이동시간이 더 단축될 거란 전망도 내놓는다.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김부선’ 대책으로 거론된 직결
21년 전 구상했지만 성사 안 돼
국토부·서울·인천 생각 제각각
비용과 법적 지위 등 숙제 산적

또 한가지는 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直結)사업이다. 지금은 두 노선을 연이어 타려면 김포공항역에서 갈아타야 한다. 하차한 플랫폼 맞은편에서 바로 열차를 탈 수 있는 ‘평면 환승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갈아타는 불편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한다. 만일 두 노선이 하나로 직결운행된다면 인천공항~서울 강남을 보다 편하게 오갈 수 있다. 특히 계양역(인천지하철 1호선, GTX-D)이나 검암역(인천지하철 2호선)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강남 방면으로 통근하는 승객이라면 김포공항역에서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시간도 단축돼 출·퇴근 부담이 한결 덜어지게 된다.
 
공항철도·9호선 직결되면 ‘Y자’ 운행.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공항철도·9호선 직결되면 ‘Y자’ 운행.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런데 직결 운행은 최근에 갑자기 나온 구상이 아니다. 무려 21년이나 된 계획이다. 9호선과 공항철도 직결은 2000년 확정된 건설교통부의 ‘서울도시철도 9호선 기본계획’에 처음 포함됐다. 김포공항역에서 평면 환승을 하고, 장래 직결에 대비한 설계와 시공계획을 수립한다는 내용이다.
 
2003년에는 건교부에서 직결 방안까지 확정해 서울시와 공항철도에 통보해준다. 9호선은 직류 1500V를, 공항철도는 교류 2만 5000V를 쓰는 등 전력공급 방식이 달라 직·교류 겸용 열차를 새로 발주해서 직결운행하겠다는 것이었다. 2009년으로 예정된 9호선 개통에 맞춰 시행하는 게 목표였다. 앞서 인천공항~김포공항을 잇는 공항철도 1단계 구간은 2007년 3월 개통했다.
 
그러나 직결 논의는 별 진척을 못 봤다. 2007년 4월 건교부가 낸 보도자료에는 “공항철도와 9호선 민자사업자 간 직결운행 방식 등에 관한 협의가 지연되고 있어 9호선 개통 시 직결운행은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나, 2011년까지는 직결운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적혀있다. 급기야 국토부는 2015년 ‘직결운행을 위한 이행계획 마련 연구용역’을 시행한다. 경제적 타당성이 있고, 2019년 말 직결운행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났다. 직결운행을 위한 사업비와 차량구매비, 운영비는 9호선과 공항철도가 각각 부담한다는 조건이었다. 국토부는 “직결차량을 2016년 발주하고 2019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겠다”는 보도자료도 냈다.
 
하지만 여태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토부와 서울시, 그리고 새롭게 판에 뛰어든 인천시까지 모두 ‘동상이몽(同床異夢)’인 탓이 크다. 우선 돈 문제가 쉽지 않다. 직결운행에 필요한 총 사업비는 2116억원이다. 공항철도가 1159억원을, 9호선이 957억원을 나눠내야 한다. 9호선이 책임질 비용 중 556억원은 차량 4편성 구입비고, 401억원은 시설 개량비다. 운영비 분담은 별도다.
 
9호선은 도시철도이기 때문에 관련 비용의 60%를 서울시가 내고, 나머지 40%를 정부가 지원하는 구조다. 규정상 도시철도는 사업비의 60%를 정부가 대는 게 원칙이지만 서울은 재정 형편이 낫다는 이유로 예외적으로 40%만 준다. 운영비 지원도 없다. 서울시가 비용 분담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직결운행을 하면 인천시민이 혜택을 더 많이 보게 되니 인천시도 돈을 대라는 요구였다. 시설비의 10%인 40억원에다 매년 운영비도 일정 부분 부담하라는 것이다.
 
인천시는 처음엔 “직결은 국토부와 서울시 사업으로 인천시가 비용을 분담할 근거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다 사업비 40억원 지원까지는 양보했지만, 운영비 분담은 여전히 반대다. 조성표 인천시 철도과장은 “법적 근거 없이 인천시가 운영비까지 내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된다”며 “애초 계획대로 직결운행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요즘엔 9호선의 법적 지위를 문제 삼고 있다. 인천공항까지 직결하게 되면 9호선을 광역철도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광역철도가 되면 필요경비의 50%를 정부가 대야 해 도시철도 때보다 서울시 부담이 10%p 줄어들게 된다. 원래 광역철도는 정부 지원이 70%이지만 서울시엔 50%만 준다. 국토부는 9호선의 광역철도 격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이윤상 광역교통정책국장은 “현행 도시철도법 안에서 서울시와 인천시가 직결 방식에 합의한다면 국고 지원 등 가능한 지원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큰 장벽은 서울시가 내심 직결 자체에 시큰둥하다는 점이다. 유재명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평면 환승 대신 직결을 해도 3분 정도밖에 시간 단축이 안 된다”며 “또 직결운행하면 만일의 사고 때 전체 노선이 불통되지만, 나뉘어 있으면 부분 운행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직결운행을 두고 생각과 계산이 제각각이다 보니 쉽사리 진척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업이 성사되려면 직결의 필요성부터 다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진행 과정에서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할 듯싶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강갑생 기자

강갑생 기자

배너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이메일 받기를 하시면 기사 업데이트 시
메일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