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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장난 말라” 한·미 정상회담 대만 언급에 반발

중앙일보 2021.05.25 00:02 종합 1면 지면보기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예상대로 중국이 반발했다. 청와대는 “중국도 한국 입장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의 질문에 “한·미 관계 발전이 중국을 포함한 제3국 이익에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청와대 “중국도 한국 입장 이해”

이어 “대만 문제는 순전한 중국 내정으로 어떤 외부 세력도 간섭할 수 없다”며 “대만 문제에 대해 말과 행동을 삼가고 불장난을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문구를 처음으로 포함했다.
 
남중국해와 관련해 자오 대변인은 “근본적으로 항행과 비행의 자유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타국을 겨냥한 쿼드(Quad)나 인도·태평양 전략 등 소집단에 반대한다”며 “그런 수법은 인심을 얻을 수도, 목적을 달성할 수도, 탈출구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탄도미사일 사거리 800㎞ 제한을 없앤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에 대한 질문엔 “한·중은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동반자”라며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맞았다”며 답변을 피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도 이날 한 세미나에서 “대사로서 (발언을) 자제하겠다”면서도 “아쉽게 봤다”고 말했다.  
 
블링컨 “공은 북한 코트에 있다” 북·미 대화 호응 촉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소인수 회담에 앞서 블링컨 국무장관(오른쪽)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소인수 회담에 앞서 블링컨 국무장관(오른쪽)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공동성명에) 중국이란 말은 없지만 중국을 겨냥하는 것을 우리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며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인데 그것도 나왔고, 남중국해는 아무 문제가 없고 자유 통행은 다 보장되고 있으며 (갈등은) 중국과 주변국 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외교부 등을 통해 중국과 필요한 소통을 해 오고 있다”며 “중국도 한국이 처한 입장을 이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만해협 관련 내용이 처음 포함되긴 했지만 이는 양안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서도 역내 안정이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원칙적 수준에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직 고위 외교당국자는 “수교 이후 가장 센 비판 성명으로 기억한다”며 “‘중국이 이해했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이번엔 하지 말고, 외교정책 급선회에 따른 후폭풍으로 지금부터 1년 사이 예상할 수 있는 중국발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유엔이 금지한 핵미사일 활동을 계속해 북한이 제재를 받고 있지만 미국은 외교적으로 접근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이미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나갈 것이며 북한이 실제 관여(대화와 협상)하기를 원하는지를 기다리고 있다. 공은 북한 코트에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미국의 대화 제의에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서울=박현주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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