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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코로나 뚫고 해외서 날다…해외 시장 뚫은 세가지 비결

중앙일보 2021.05.24 13:55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업체인 한섬의 글로벌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중간 무역상 등을 통한 글로벌 도매(Wholesale)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덕이다. 전세계적으로 패션시장이 위축된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한섬은 24일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해외 도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한 1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섬의 해외 도매 매출은 2019년보다 78% 늘어난 198억원이었다.  
 
한섬 측은 “기존 업체뿐 아니라 신규 업체의 계약 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글로벌 사업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한섬이 수출 계약을 맺은 업체 수는 60개다. 지난 2019년(42)보다 44% 증가한 수치다.  
 
한섬 모델들이 블루 스크린(크로마키)을 배경으로 2021년 봄·여름(S/S) 시즌 디지털 파리 패션위크 출품용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한섬]

한섬 모델들이 블루 스크린(크로마키)을 배경으로 2021년 봄·여름(S/S) 시즌 디지털 파리 패션위크 출품용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한섬]

 
유독 한섬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세를 보이는 비결에는 코로나19에 대비해 발 빠르게 비대면 영업 방식으로 전환한 덕이다. 한섬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해외 바이어를 위한 별도의 웹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했다. 해외 바이어들이 오프라인 쇼룸을 방문해 진행하던 일대일 대면 계약이 어렵게 되자, 비대면으로 계약(오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IT 강국답게 새로운 기술을 입혔다. 웹페이지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AR 가상 쇼룸’ 기능을 넣었다. 해외 바이어들이 실제 오프라인 쇼룸에 온 것처럼 신상품을 360° 돌려가며 상세히 볼 수 있다. 또 각 제품의 디자인 특징과 화보(Lookbook) 등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한섬은 여기에 '오프라인을 통한 정성'도 입혔다.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오더 키트(Kit)’를 자체 제작해 전 세계 20여 개국 바이어에게 우편으로 사전 발송한 것. 키트에는 새 제품의 소재나 콘셉트 등을 담은 사진과 영상은 물론, 신상품에 사용된 메인 소재를 마스크로 제작해 함께 보냈다. 바이어들이 소재의 질감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여기에 글로벌 소비자 취향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해외 실적 증가에 한몫을 했다. 한섬은 매 시즌 판매 데이터와 현지 바이어들의 의견을 수렴해 소위 잘 팔리는 ‘베스트셀링 아이템’들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해오고 있는데, 이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실제 한섬의 시스템ㆍ시스템옴므 브랜드는 지난 2019년 첫 파리 패션위크 참가 이후 미니멀하고 우아한 디자인의 트렌치코트와 니트웨어, 팬츠 등 제품 주문이 늘자, 아예 관련 상품군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덕분에 시스템ㆍ시스템옴므의 매 시즌 계약 물량은 30% 이상 늘어나는 성과로 이어졌다. 
 
한섬은 또 해외 소비자 취향에 맞춘 디자인을 위해 ‘글로벌 크레이티브 디렉터(GCD)’ 제도를 도입했다. 한섬 관계자는 “올 들어서도 해외 홀세일 실적이 당초 목표보다 30% 이상 초과 달성한 상황”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홀세일 실적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섬은 올 1분기 3333억원 매출(연결기준)에, 4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54.5%가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실적(매출 3125억원, 영업이익 339억원)보다도 나아진 성적이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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