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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배터리·완성차업체 더 끈끈해진다

중앙일보 2021.05.24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지난 20일 글로벌 5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SK이노베이션과 글로벌 7위 완성차 업체인 미국의 포드가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하기로 했다. 블루오벌에스케이는 배터리 셀 제조를 넘어 모듈(여러 개의 셀을 묶은 패키지) 단계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SK-포드보다 2년 먼저 손잡은 LG에너지솔루션-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는 셀까지만 만든다.
 

LG·GM 이어 SK·포드도 손잡아
단순협력 아닌 동맹 수준 관계
한국업체, 미국시장 우위 선점
양극재 등 소재 투자도 잇따를듯

글로벌 배터리·완성차 간 파트너·조인트벤처 협력 관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글로벌 배터리·완성차 간 파트너·조인트벤처 협력 관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전기차 배터리-완성차 업체 간 협력 관계가 공고해지며 단순 협력이 아니라 ‘동맹’ 수준의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2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블루오벌에스케이가 향후 포드의 배터리 내재화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포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장착될 픽업트럭 전기차 F-150 라이트닝 공개 행사에서 “미시간에 세울 이온 파크 글로벌 배터리 센터를 통해 배터리 셀과 관련 제품 등을 수직적으로 집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직 집적화는 최근 폴크스바겐 등이 밝힌 배터리 내재화 전략의 하나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 배터리-완성차 간 협력이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느슨한 형태였다면 이제부턴 유기적 동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소재 기업의 미국 투자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는 에코프로·앨앤에프, 음극재는 포스코케미칼, 전해액은 동아일렉트로라이트, 분리막은 자회사인 SKIET 등에서 공급받는다.
 
신차 개발 프로젝트별로 배터리-완성차 업체의 협력 관계가 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초창기 일본의 파나소닉에서만 배터리를 받던 미국 테슬라가 모델 3·Y로 차종을 확대하며 한국의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의 CATL로 공급망을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배충식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완성차업체 입장에선 배터리 협력사를 한군데만 두는 건 위험하기 때문에 모델별, 프로젝트별 합작이 이어질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한 곳에 집중하기보단 여러 업체와 손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배터리-완성차 협력 관계는 미국·중국·유럽 등 삼분지계로 형성돼 있다. 미국은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이 각각 GM·포드와 합작사를 설립하며 우위를 점했다. 반면 중국 시장은 CATL·BYD 등 자국 배터리업체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인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은 각축장이다. 폴크스바겐이 조인트벤처인 노스볼트를 통해 내재화를 선언했지만, 지금은 LG에너지솔루션 등에서 배터리를 받고 있다. 또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등 고급 브랜드는 한국의 배터리 3사와 CATL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지상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미국 시장은 확실히 한국이 앞섰다”며 “폴크스바겐도 조인트벤처를 만들었다고 해서 한 군데서만 물량을 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남아있는 스텔란티스(FCA·PSA 합작사)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한국 배터리는 소재 기술이나 제조 능력, 품질 관리 측면에서 경쟁력이 확실하다”며 “내수 시장이 작아 수출에 의존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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