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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12주기 봉하로 간 여당…저마다 ‘노의 후예’ 자처

중앙일보 2021.05.24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 추도식이 23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부겸 국무총리, 권양숙 여사, 사위 곽상언 변호사(앞줄 왼쪽부터)가 헌화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추도식에는 유족과 여야 대표 등 각계 인사 70여 명만 참석했다. 송봉근 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 추도식이 23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부겸 국무총리, 권양숙 여사, 사위 곽상언 변호사(앞줄 왼쪽부터)가 헌화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추도식에는 유족과 여야 대표 등 각계 인사 70여 명만 참석했다. 송봉근 기자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은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 각축장을 방불케 했다.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불참했지만, 이낙연·정세균·이광재·추미애·양승조·김두관 등 여권 대선 출마군이 총집결해 저마다 ‘노무현의 후예’를 자처했다.
 

이낙연·정세균 등 추도식 총집결
이재명 “난 수많은 노무현 중 하나”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도 참석

노무현재단은 코로나19 방역차 지난해에 이어 이번 추도식도 참석 인원을 70여 명으로 제한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전 “당신께서 떠나신 후 새로 태어난 수많은 노무현들 중 하나로서, 우리 모두의 과거이자 미래인 당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온 힘 다해 노력하겠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는 앞서 지난 6일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와 함께 봉하마을에, 19일 노 전 대통령 추모 전시에 다녀갔다.
 
추모 전시에 못 갔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23일 일정을 크게 벌렸다. 그는 추도식 개회(오전 11시) 1시간여 전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곽 변호사를 만나 40분간 환담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추도식 후 기자들에게 “김 지사와 이야기하는 도중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사람들이 한꺼번에 왔다. 옛날이야기를 가볍게 나눴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정치검찰의 검찰 정치”를 비판하는 선명성 전략을 폈다. 그는 추도식 전 “당신을 정치적으로 타살한 세력이 반칙과 특권으로 발호하려 한다”는 페이스북 글을 적었다. 이어 현장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그렇게 원하시던 공수처 출범 등은 검찰개혁의 성과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감당하고 완수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며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노 전 대통령의 꿈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백 없고 힘없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헌법 가치를 들먹이며 스스로 정치권력이 되려는 정치검찰을 보면서 노 대통령님의 말씀을 떠올린다”는 페이스북 글을 남겼다.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노 전 대통령에 매달리는 현상은 4·7 재·보선 패배, 당내 비주류 약진 등으로 기존 친문 세력이 구심점을 잃으면서 나타났다. 지난해 21대 총선이 ‘문재인 마케팅’ 경쟁이었다면, 임기 말 대선 후보 경선은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는 ‘친노 마케팅’이 세력 결집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추도식 내빈석에 보수 야당 인사로 유일하게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 참여 민주주의와 실용 정신을 되새기면서 노 전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큰 족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야당 지도부의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은 지난해 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에 이어 두 번째다. 국민의힘은 노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방식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님은 살아생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셨다”며 “그러나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던 문재인 정권의 구호는 허공 속 메아리가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심새롬·김기정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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