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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갈라지자···앞다퉈 '盧의 후예' 자처한 與 대권주자들

중앙일보 2021.05.23 17:58
노무현 대통령 서거 12주기 공식 추도식이 2021년 5월 23일 오전 11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렸다.권양숙 여사,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김부겸 국무총리가 사저에서 나와 추도식장으로 입장하고 있다.추도식에는 추도식은 권양숙 ,아들 노건호씨,딸 노정연 ,손녀 노서은 양,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시장,김부겸 국무총리,김경수 경남도지사, 한명숙ㆍ이해찬ㆍ이낙연ㆍ정세균 전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여영국 정의당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2021.5.23 송봉근 기자

노무현 대통령 서거 12주기 공식 추도식이 2021년 5월 23일 오전 11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렸다.권양숙 여사,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김부겸 국무총리가 사저에서 나와 추도식장으로 입장하고 있다.추도식에는 추도식은 권양숙 ,아들 노건호씨,딸 노정연 ,손녀 노서은 양,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시장,김부겸 국무총리,김경수 경남도지사, 한명숙ㆍ이해찬ㆍ이낙연ㆍ정세균 전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여영국 정의당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2021.5.23 송봉근 기자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은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 각축장을 방불케 했다.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불참했지만, 이낙연·정세균·이광재·추미애·양승조·김두관 등 여권 대선 출마군이 총집결해 저마다 ‘노통의 후예’를 자처했다.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계가 구심점을 잃고 분화 중인 가운데, 친노 마케팅이 세력 결집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

 

노심(盧心) 붙잡기 경쟁

노무현재단은 코로나19 방역차 지난해(11주기)에 이어 이번 추도식도 참석 인원을 70여명으로 제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오전 “당신께서 떠나신 후 새로 태어난 수많은 노무현들 중 하나로서, 우리 모두의 과거이자 미래인 당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온 힘 다해 노력하겠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는 앞서 지난 6일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와 함께 봉하마을에, 19일엔 노 전 대통령 추모 전시에 다녀왔다.
 
반면 추모 전시에 못 갔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작심한 듯 이날 일정을 크게 벌렸다. 그는 추도식 개회(오전 11시) 1시간여 전 노 전 대통령의 옛 사저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곽 변호사를 만나 40분간 환담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김)경수는 드루킹 재판으로 이번 대선 출마가 어렵게 됐지만, 친노·친문 진영 내 적자(嫡子)라는 상징성이 굳건하다”며 “그가 누구 편에 서는지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추도식 후 기자들에게 “김 지사와 이야기하는 도중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사람들이 한꺼번에 왔다. (양 전 원장과) 옛날이야기를 가볍게 나눴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오른쪽)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앞서 노 전 대통령 사진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오른쪽)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앞서 노 전 대통령 사진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정치검찰의 검찰 정치”를 비난하는 선명성 전략을 폈다. 추도식 전 “당신을 정치적으로 타살한 세력이 반칙과 특권으로 발호하려 한다”는 페이스북 글을 적었다. 이어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통께서 그렇게 원하시던 공수처가 출범했다. 검찰개혁이 이루어진 것은 성과라고 생각하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감당하고 완수해야 할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의원은 이날 “27일 아침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며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서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노 대통령의 꿈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백 없고 힘없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출마 선언 일정에 대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을 꺼렸지만, “헌법 가치를 들먹이며 스스로 정치권력이 되려는 오늘의 정치검찰을 보면서 노무현 대통령님의 말씀을 떠올린다”는 페이스북 글을 남겼다.
 

‘친문 패권’ 어디로 갈까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노 전 대통령에 매달리는 현상은 4·7 재·보선 패배, 당내 비주류 약진 등으로 기존 친문 세력이 결집력을 잃으면서 나타났다. 지난해 21대 총선이 ‘문재인 마케팅’ 경쟁이었다면, 임기 말 대선 경선은 다시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는 쪽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이달 초 송영길 지도부가 들어선 뒤 당내에서는 부동산 대책과 검찰개혁 등을 놓고 친문-비주류 간 물밑 갈등도 일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왼쪽)이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광재 민주당 의원(왼쪽)이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대표는 이날 추도식 참석 후 “노 전 대통령의 좌우명은 대붕역풍비, 생어역수영(大鵬逆風飛 生魚逆水泳·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을 거슬러 오른다)”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는 “반대 방향에서 낡은 좌파(old left paradigm)와 맞선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생각해본다”며 당 쇄신 흐름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암시했다.
 
이날 권양숙 여사와 함께 대표 헌화를 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참석자 중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에 특별한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70여명의 참석자 중 대부분은 지난 12년 늘 그러했듯 상주의 마음으로 추도식에 와 있다. 조문의 뜻을 저희에게 주러 (다른 당에서) 오신 분은 아마 두 분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정부 대표로 김부겸 국무총리가, 청와대에서는 이철희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미국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오지 못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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