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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디즈니도 초긴장…1500억원 美연봉킹의 비밀

중앙일보 2021.05.23 17:29
2018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 AP=연합뉴스

2018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 AP=연합뉴스

데이비드 자슬라브. 이 이름이 귀에 설다면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최근 합병으로 거대 미디어 공룡으로 거듭난 기업의 사령탑을 맡은 최고경영자(CEO)이기 때문. 지난 17일(현지시간) 합병을 발표한 미국 거대 통신기업 AT&T와 다큐멘터리 전문 케이블 채널 디스커버리가 출범시킬 새 미디어 기업 얘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그를 ‘뉴스를 이끄는 인물’로 지목하는 등, 외신도 자슬라브에 주목하고 있다.  

 
AT&T는 단순 통신사를 넘어 콘텐트 제작 및 유통까지 분야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워너 미디어를 손에 넣은 바 있다. 이번 디스커버리와의 합병으로 그 마지막 단추를 끼웠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경쟁사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새 기업의 CEO인 자슬라브는 디스커버리 출신이다. 2007년 디스커버리에 합류한 뒤, 매출을 그해 세 배 신장시켰고 미국 시장에선 57%의 이익률을 달성했다. 연봉도 두둑히 챙겼다. 2018년 그가 받아간 연봉은 1억294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1450억원을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당시 그의 연봉은 미국 CEO 중 1위였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보유 회사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외신 종합]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보유 회사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외신 종합]

 
나이는 1960년생으로 61세, 유대인이다. 빙햄턴대에서 학사, 보스턴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한 뒤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곧 방송에 흥미를 느껴 NBC에 입사했고, 이어 티보(TiVo)라는 디지털 방송 녹화 장치 관련 기업에서 이사로 일하며 방송의 감을 익힌다. 티보는 당시 미국에서 중간광고에 질린 시청자들이나 본방 사수가 어려운 이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디지털이 세상을 지배하기 이전 넷플릭스와 같은 존재였다. 
 
그러다 디스커버리로 옮긴 그의 목표는 뚜렷했다. 디스커버리를 케이블 채널이 아닌 미디어 콘텐트 기업으로 만드는 것. 그의 리더십 아래에서 디스커버리는 새로 태어났다. FT는 “낙오자(also-ran)가 될 뻔한 디스커버리를 넷플릭스 등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평했다.  

 
자슬라브의 이번 빅딜은 그의 두터운 인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AT&T의 CEO인 존 스탠키가 그의 절친한 친구다.

FT의 표현에 따르면 둘은 “골프 친구”다. 둘은 이번 거래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는데, 합병 발표 바로 전에 만난 그의 지인들도 몰랐을 정도라고 FT는 전했다. 지인들은 물론, 대부분 전현직 CEO들이다.  
 
자슬라브는 기울어가는 다큐 전문 채널 디스커버리를 새로 탄생시킨 CEO로 평가받는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슬라브는 기울어가는 다큐 전문 채널 디스커버리를 새로 탄생시킨 CEO로 평가받는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슬라브의 절친한 CEO 친구들은 그의 인성에 후한 점수를 준다고 FT는 전했다. 세계적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전 CEO인 로이드 블랑크페인은 FT에 “난 사람이 싫은데, 그런 나조차 데이비드는 좋아한다”며 “모두가 응원하게 되는 그런 매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블랑크페인에 따르면 자슬라브는 엉뚱한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거나, 항상 유머가 넘치는 이야기로 좌중을 휘어잡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HBO의 전 CEO인 리처드 플레플러는자슬라브에 대해 “에너지가 넘친다”며 “바로 지금 AT&T에 딱인 인물”이라고 평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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