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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 지을듯…20조 투자 유력"

중앙일보 2021.05.20 19:50
삼성전자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170억 달러(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외신에서 삼성전자의 최종 투자처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로 결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 “텍사스주 오스틴시 유력
2024년까지 첨단 파운드리 공장 건설”
규모 20조…삼성전자 사상 최대 규모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운영 중인 삼성 오스틴 반도체공장. 고용 인력은 3000여 명이며, 지난해 상반기에 2조14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운영 중인 삼성 오스틴 반도체공장. 고용 인력은 3000여 명이며, 지난해 상반기에 2조14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 삼성전자]

 

외신 “삼성, 텍사스주에 5나노 첨단 파운드리 투자할 것”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하고, 이르면 올해 3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전문매체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오스틴에 5㎚(나노·1㎚는 10억 분의 1m)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부터 현 오스틴공장 인근 부지를 추가로 매입하는 등 증설을 준비해왔다.  
 
삼성전자가 해외에 5나노 공정의 초미세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5나노는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상용화한 반도체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선단’ 공정이다. 이미 신규 팹과 유틸리티 설비 구축에 필요한 사내 인력을 오스틴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기존 오스틴공장은 현재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 5나노급 첨단 공정을 구축해 애플과 퀄컴·아마존·테슬라 등 미국 내 대형 팹리스 기업들의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텍사스주는 HP엔터프라이즈·오라클 등이 본사를 옮겨오면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70억 달러…삼성의 단일 투자로 역대 최대

삼성전자가 오스틴공장 증설에 170억 달러 투자를 확정한다면, 이는 삼성의 단일 투자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2012년 중국 시안1공장에 108억 달러(약 12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후 시안2공장에 2017년 70억 달러(약 8조원), 2019년 80억 달러(약 9조원)를 단계적으로 추가 투자하며 규모를 늘려나갔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평택시의 P1과 P2에 각각 30조원씩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오스틴공장은 1996년 D램·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으로 지어졌고 2011년 파운드리 공장으로 바뀌었다”며 “지금까지 25년 동안 오스틴공장에 투자한 총 액수가 170억 달러 정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의 지역매체인 피닉스 비즈니스저널 역시 “오스틴이 사실상 삼성의 착륙 지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주는 텍사스주·뉴욕주와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곳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재계 관계자는 “막대한 액수의 투자 결정을 ‘미·중 갈등’ ‘백신 외교’ 등 외부 상황에 등 떠밀려 내릴 수는 없는 일”이라며 “삼성이 쫓기는 상황에서 주(州) 당국과 인센티브 등을 놓고 제대로 협상을 할 수 있었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텍사스주에 향후 20년간 9억 달러(약 1조원)의 세금 감면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투자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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