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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2심서 일부 유죄…벌금 2000만원

중앙일보 2021.05.20 17:59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와 정준영의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이라 불린 윤규근(52) 총경이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20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측과 유착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이른바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총경이 20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측과 유착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이른바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총경이 20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최수환 최성보 정현미 부장판사)는 검찰이 윤 총경에게 적용한 네 가지 혐의(알선수재·자본시장법위반·직권남용·증거인멸)를 모두 무죄로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벌금형 20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추징금 319만원도 명령했다.  

 

항소심, 미공개정보이용·증거인멸은 유죄 인정

2심 재판부가 1심과 달리 판단한 혐의는 두 가지다. 먼저 재판부는 윤 총경이 코스닥 상장사인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前 큐브스)의 정모 전 대표가 건넨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유죄로 인정했다. 윤 총경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받은 뒤 주가 동향을 파악해 매도 주문을 내는 등 반복적으로 주식거래를 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부 정보는 언론보도로 나와 미공개정보로 보기 어렵고 윤 총경이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해 무죄라는 1심 재판부와는 다른 판단을 내린 셈이다.
 
버닝썬. [중앙포토]

버닝썬. [중앙포토]

 
증거인멸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윤 총경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2019년 3월경 버닝썬 의혹이 제기되자 정 전 대표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삭제하게 한 혐의(증거인멸)를 받는다. 윤 총경의 지시를 들은 뒤 정 전 대표는 휴대폰을 성수대교 남단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1심 재판부는 당시에는 버닝썬 의혹만 보도되던 시점이라 관련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워 유죄를 선고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반면 2심은 1심 판결에 잘못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 전 대표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윤 총경과 관련한 정보들은 범죄사실이나 징계사유 성립 여부뿐만 아니라 (범죄의) 정상(情狀)에 관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윤 총경에겐 정 전 대표로 하여금 범죄사실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게 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승리 술집 관련 직권남용·알선수재 1심대로 무죄

윤 총경의 가수 승리가 운영한 서울 강남의 술집 ‘몽키뮤지엄’관련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윤 총경은 앞서 승리와 그의 사업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정 전 대표를 통해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단속 내용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하자, 강남경찰서 경찰관과 공모해 담당 수사관에게 수사정보를 보고하게 한 혐의(직권남용)를 받았다.  
 
법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윤 총경의 행위가 직권남용죄의 성립 요건인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수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경찰 조직 내에서는 경찰 공무원 상호 간 긴밀한 협동과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며 “몽키뮤지엄 사건 내용, 단속 경위 등을 설명하고 증거사진을 (동료에게) 휴대전화로 전송한 행위는 직무 범위 내 속하는 사항”이라고 판시했다.  
 
정 전 대표가 고소당한 사건을 무마해준 대가로 수천만 원대 주식을 받았다는 혐의(알선수재)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전 대표가 윤 총경에게 자신의 주식 1만주를 주려는 의사를 표시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윤 총경과 정 전 대표 사이의 주식양수도 합의만으로 윤 총경이 주식을 양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판결문 검토 뒤 상고 결정” 

선고가 끝난 직후 윤 총장 측 변호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심에서는 전부 무죄판결을 받았는데 항소심에선 일부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판결문을 받아보지 않아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저희로선 납득하기 어렵고 판결문 검토 후에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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