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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웃고 울었다…이러다 ‘넷플릭스 천하’ 끝나나

중앙일보 2021.05.20 17:10
코로나19의 혜택을 받았지만, 거꾸로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한해 코로나19 여파로 이른바 ‘집콕’ 생활이 늘면서 파죽지세의 성장률을 기록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 얘기다. 지난 1월 월간 순이용자(MAU) 9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뒀던 넷플릭스가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일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MAU는 지난 1월 899만3785명에서 2월부터 하락 추세로 전환해 지난달 808만3501명까지 떨어졌다. 800만 명도 턱걸이한 셈이다. 국내 2위 OTT인 웨이브(365만1749명)보다 이용자 수가 배 이상 많지만 성장세가 둔화한 모습이다.〈그래픽 참조〉
국내 OTT 월 이용자 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내 OTT 월 이용자 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런 경향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 뚜렷하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신규 가입자 수는 398만 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580만 명)의 4분의 1수준으로 시장 전망치(620만 명)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코로나19 완화로 인해 신규 가입자 수가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 “코로나19로 제작 지연, 성장률 둔화”

코로나19로 인해 콘텐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OTT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역설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 콘텐트 수급 부족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투자자 서한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콘텐트 제작이 지연된 점이 성장률 둔화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익명을 원한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엔 여가 활동이 OTT에 집중되면서 넷플릭스에 축적된 콘텐트가 대부분 소비됐다”며 “지난해 말 방영된 ‘스위트홈’과 올 초 공개한 ‘승리호’ 이후 눈에 띄는 독점 콘텐트가 마땅히 없었던 점도 부진의 이유”라고 꼽았다. 반면 토종 OTT는 콘텐트 경쟁력이 높아졌다. 올 상반기 웨이브에선 ‘펜트하우스’ ‘모범택시’, 티빙에선 ‘빈센조’ ‘경이로운소문’을 추가 결제 없이 볼 수 있었다. 
   
티빙 가입자에게 무료로 공개된 tvN 대작 드라마 '빈센조'. [사진 tvN]

티빙 가입자에게 무료로 공개된 tvN 대작 드라마 '빈센조'. [사진 tvN]

   
여기에 국내 OTT는 대대적인 콘텐트 투자를 예고하며 넷플릭스에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합작한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KT도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2023년까지 오리지널 타이틀 100개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KT는 타이틀당 50억~50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붓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넷플릭스의 ‘스위트홈(360억원)’이나 ‘승리호(240억원)’를 뛰어넘는 규모다. CJENM과 JTBC이 손잡은 티빙도 향후 3년간 4000억원을 투자한다. 
 

내달 25일 ‘망사용료’ 소송 분수령  

현재 제작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트 '킹덤: 아신전'의 스틸컷. [사진 넷플릭스]

현재 제작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트 '킹덤: 아신전'의 스틸컷. [사진 넷플릭스]

올해로 3년째 이어지는 망사용료 갈등도 국내에서 넷플릭스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2019년 SK브로드밴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 망사용료 갈등을 중재해 달라”며 중재 신청을 냈다. 그러자 넷플릭스는 지난해 4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고, 다음 달 2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소송에서 지면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뿐 아니라 다른 통신사와 망사용료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된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고 토종 OTT가 공격적인 콘텐트 투자에 나서면서 넷플릭스를 포위하는 형국”이라며 “다만 ‘킹덤’ 새 시즌 같은 대작을 준비하고 있어 넷플릭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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