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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저격 나선 마이클 버리, 공매도로 억만장자 된 의대생 출신

중앙일보 2021.05.20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마이클 버리

마이클 버리

마이클 버리를 아는 사람은 주식 투자자일 가능성이 100%다. 투자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버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빅쇼트’는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입문 콘텐트의 대표주자다.
 

테슬라 주가 하락에 6000억원 베팅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 예견
대규모 공매도로 1100억원 수익

그런 그가 전기차 업계 대표주자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본격적으로 저격하고 나섰다. 다른 이가 아닌 버리라는 점 때문에 테슬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그가 역(逆) 베팅, 즉 특정 자산이 하락하는 것을 예측해 수익을 올리는 데 능하기 때문이다.
 
CNBC는 지난 17일 버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유주식 현황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그가 테슬라의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을 8만1000주 보유했다고 보도했다. 8만1000주는 시가로 약 5억3400만 달러(약 6000억원)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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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가 테슬라 저격수로 나선 건 처음이 아니다. 이미 “테슬라가 수익창출을 위해 (탄소배출권 판매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규제 크레딧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 신호”라고 트윗한 적이 있다. 현재 테슬라의 수익 창출의 무게 중심이 전기차 생산·판매보다는 탄소배출권 판매로 옮아갔음을 꼬집었다. 그런 그가 말로만 공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량 풋옵션으로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테슬라 주가의 ‘저승사자’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버리의 진가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드러났다. 당시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을 꿰뚫어 봤다. 호황이었던 시절에 그가 공매도를 통해 주가 하락에 베팅하자 모두가 비웃었지만 2008년 이후 미소는 그의 몫이었다. ‘빅쇼트’라는 영화 제목은 ‘대규모 공매도’를 뜻한다.
 
당시 그가 대표이던 사이언 캐피털의 투자자들은 모두 7억 달러(약 7900억원)의 이익을 배당받았다. 그도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벌었다. 그 뒤 사이언 캐피털을 접고 2013년 사이언애셋매니지먼트를 다시 꾸렸다.
 
버리는 지난해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테슬라도 (주가가) 거품처럼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테슬라 주가는 연초 기준 700% 폭등했으나 올해 들어 주당 600달러 선도 무너졌다. 버리의 풋옵션 보도가 나온 날에도 전일 대비 2.19% 하락했다.
 
버리는 밴더빌트대 의대를 졸업했지만,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진 못했다. 대학 시절 취미로 하던 투자를 생계 수단으로 택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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