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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폭락 데자뷔?…중국 "암호화폐 관련 모든 행위 엄벌"

중앙일보 2021.05.19 18:41
중국이 암호화폐 시장에 경고장을 날렸다. 암호화폐 관련 결제와 거래, 투자 등을 범죄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 리스크' 등으로 흔들리는 암호화폐 시장은 새로운 악재에 다시 요동쳤다. 비트코인 가격은 석 달 만에4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19일 오후 4시 암호 화폐 전문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3만9175달러(4422만원)선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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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에 날아든 중국발 악재는 중국은행업협회와 중국인터넷금융협회 등 국영 금융 유관협회가 발표한 공동 성명이다. 19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들 협회는 중국 당국을 대신해 “금융기관은 암호 화폐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개인투자자에게도 암호화폐 투기적 거래의 위험성을 알리며 “암호화폐와 관련된 금융활동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들 협회는 “암호화폐와 법정화폐를 서로 교환하는 행위, 암호화폐 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중개서비스 제공, 토큰을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 거래 등 모든 행위는 형사상 범죄로 기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암호화폐는 실제 가치가 수반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가격도 쉽게 조작할 수 있으며 해당 거래 계약은 중국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4만달러 무너진 비트코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4만달러 무너진 비트코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여기에 쐐기를 박은 건 중국인민은행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현재의 암호 화폐는 정부기관이 인증하지 않은 화폐이기 때문에 실생활에 어떤 용도로도 사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수년간 '암호화폐와 전쟁' 중이다. 강력한 규제가 이어지면서 중국 내에서는 해외 암호 화폐 거래소 접속이 불가능하다. 암호 화폐 관련 금융 서비스는 물론 투자 이벤트로 공짜로 암호화폐를 나눠주는 '에어드랍'도 금지돼 있다. 다만 개인의 암호화폐 보유 자체를 막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거래와 투자 금지에도 최근 암호화폐 가격의 급등세 속에 알트코인 등을 중심으로 투자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유관기관 성명서에서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투기적인 거래가 늘고 있고, 이는 자산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한편 정상적인 경제와 금융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밝힌 이유다. 
 

2018 데자뷔?…채굴기 땡처리한 中 속내

암호화폐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경한 입장 발표와 뒤이은 폭락장은 2018년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암호 화폐 투기 광풍이 불자 암호화폐공개(ICO)를 금지하고 거래소를 폐쇄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가했다. 2018년에는 중국 내 채굴업체에 전기 공급이 차단됐고 개인 간 암호 화폐 거래도 금지했다. 
 
그 결과 2018년 말 비트코인 값은 같은 해 1월 대비 80% 하락했다. 전기 요금이 싸 '채굴 천국'으로 불렸던 중국 변방 지역에서는 채굴기를 고철 매매하듯 무게를 달아 땡처리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중국 금융 당국의 '암호화폐 때리기'는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위한 초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은 내년 초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위안화를 전격 보급할 예정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비중이나 시장 영향력이 커지면 당국의 발권력이 도전받게 되고 디지털 위안화 보급도 어려워진다. 
 
SCMP는 "중국이 암호 화폐를 규제하는 이유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위안화와 그 밖의 암호 화폐를 구분 짓기 위해서"라고 19일 보도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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