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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끝나자 세금 걷는단 與 "부자증세로 코로나 지원" 첫 발의

중앙일보 2021.05.18 11:53
더불어민주당에서 고소득 개인과 법인에 세금을 더 걷어 코로나19 피해 계층을 돕자는 취지의 ‘부자 증세’ 법안이 발의됐다. 연초 코로나19 피해 구제를 위해 여권에서 논의되던 다양한 증세 방안 중, 실제 법안이 발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풀)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관위원장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현장풀)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관위원장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5선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17일 사회연대특별세법 제정안, 사회연대특별회계법 제정안, 국가재정법 개정안 등 ‘사회연대특별세 3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엔 4선 안민석 의원과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 친문 김종민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0명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 총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법안은 소득세법에 따른 과세표준(실제 소득에서 소득공제를 뺀 금액)이 연 1억원이 넘는 개인(570만명)과 법인세법에 따른 과세표준이 연 3000억원이 넘는 법인(103곳)을 대상으로, 각각 종합소득에 대한 소득세액ㆍ법인세액의 7.5%를 사회연대특별세 명목으로 가산해 더 걷겠다는 게 골자다. 코로나19 피해 구제를 위한 법인만큼, 부칙을 통해 내년(2022년) 1월 1일부터 오는 2024년 12월 31일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도록 하는 일몰법(日沒法)으로 마련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법안이 시행될 경우, 2022~2025년 동안 총 18.3조원(연평균 4.6조원)의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추계됐다. 개인이 져야 할 부담으로 따져보면, 과세표준 연 2억원 이하는 약 200만원, 3억원 이하는 약 470만원, 5억원 이하는 약 800만원, 5억원 이상 10억원 이하 구간은 1600만원,10억원 이상 구간은 6800만원으로 조사됐다. 법인은 과세표준 3000~5000억원 이하 기업은 약 60억원, 5000억원 초과 시 약 370억원 추가 부담을 해야 한다.  
 
이렇게 걷은 돈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영업상 경제적 손실을 본 개인사업자 및 소상공인 ▲경영 곤란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 등의 재원을 마련하는 데 사용된다. 이상민 의원은 “대선ㆍ보궐선거 주자들이 모두 복지 확대를 주장해 돈 쓸 곳은 늘어나는데,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장밋빛 전망만 주는 것은 잘못됐다”고 발의 취지를 말했다.  
 

선거 전 정세균 “사회적 연대세검토 않는다” 

다만 이 법안이 실제 국회를 통과할 진 미지수다. 당초 이상민 의원이 사회적 연대세를 처음 주장한 건 지난 1월이었는데, 당시 당ㆍ정 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있었다. 지난 2월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회적 연대세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적인 동의가 있기 전에는 쉽지 않다”는 이유였다.  
 
지난 2월 4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4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이 의원뿐 아니라 윤후덕ㆍ이원욱 의원 등도 증세 공론화를 요구하거나 주장했지만, 4ㆍ7 재ㆍ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 지도부가 “증세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지난 3월 홍익표 당시 정책위의장)고 선을 그으며 한동안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선거 후 이상민 의원이 법안을 발의했지만, 이젠 대선이 10개월 남은 상황이다.  
 
학계와 야권에선 “코로나19 위기를 단선적으로 해결하려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애초에 무분별한 재정 지출을 한 귀책사유가 이번 정부에 있는데, 고소득 개인과 법인에 그 공을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도 “우리 세법은 안 그래도 누더기 법인데, 거기에다가 또 가산하겠다는 건 원칙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돈이 모자란다면 일단 지출 구조조정부터 해야 할 일이지, 사회적 합의도 없이 부자 돈을 걷고 보자는 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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