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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영준의 시시각각]바이든의 “Katchi Kapshida” <같이 갑시다>

중앙일보 2021.05.18 00:43 종합 30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대면 정상회담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미국이 주최한 화상 기후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는 장면.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대면 정상회담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미국이 주최한 화상 기후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는 장면.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번 주말 한국 신문의 헤드라인은 한ㆍ미 간 백신 협력에 관한 뉴스가 장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 해제와 백신 해외 공급을 주도하며 코로나 퇴치의 리더가 되겠다고 공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빈손으로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한ㆍ미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정부가 왜 진작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는지 아쉬움은 남지만, 필자의 이런 예상이 어긋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따름이다.  
하지만 다른 의제들로 눈을 돌리면 회담 전망이 낙관적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대북정책만 해도 그렇다. 바이든 행정부가 ‘점진적ㆍ실용적 해법’이란 원칙을 내놓은 데 고무된 문재인 대통령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북ㆍ미 대화에 나서도록 바이든 대통령을 설득할 태세다.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카드도 다시 꺼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자세는 여전히 신중하고, 북한 문제는 바이든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오바마식 전략적 인내도 아니고 트럼프식 일괄타결도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십 년 묵은 북핵 문제에 새로운 해법이 있을 리 없다. 많은 전문가는 바이든의 해법이 결국은 버전을 달리한 ‘전략적 인내’에 가깝다고 비판한다.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장기 공석으로 두고 있는 데서도 그런 기류를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은 북한의 핵 포기 의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출발점에서부터 의견이 다른 문재인 정부의 해법과 접점을 찾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흘 뒤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백신 협력 성과도 중요하지만
동맹의 본질에 답하는 회담이어야

정작 바이든의 관심은 백신이나 북핵보다 훨씬 더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문제에 있다. 바로 중국에 대한 대응이다. 바이든이 트럼프와 다른 점은 동맹국들과 함께하자는 데 있다. 그는 대선후보 시절에 쓴 기고문에서 “미국이 전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는데 (곧 중국에 추월될 운명이지만) 다른 동맹국과 합치면 전 세계의 50%를 차지한다”고 했다. 동맹국의 경제력에만 의지하려는 게 아니다. 더 무게를 두는 건 가치의 공유다.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끼리 세계의 공급망을 다시 짜고, 차세대 기술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는 배제된다는 데 있다. 이런 전제가 깔린 바이든의 주장에 처음에는 ‘설마’ 했지만 지금은 점점 현실성을 높여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의 구상에 흔쾌히 동의하진 않을 것이다. 한국은 한국대로 지정학적ㆍ역사적 요인이나 압도적인 대중국 교역 비중 등 특수한 상황들이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대신 미국이 원하는 쿼드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1차 관문을 넘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쿼드의 ‘포용성’과 ‘개방성’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중국의 눈치를 덜 봐도 되는 분야에 참여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다.  
부분 참여 방안이 정부로서는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일지 모르지만 그것으로 이 문제에서 완전히 풀려나는 건 아니다.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은 지난 7일 ‘한국과 쿼드’를 주제로 한 화상토론회에서 “쿼드는 가치를 공유하고 세상에 대해 유사한 관점을 가진 국가들이 공통의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쿼드가 ‘개방적 협의체’라고 해도, 그것이 아무에게나 열린 것은 아니란 얘기다. 발상의 전환은 이럴 때 필요하다. 한국이 과연 미국과 가치와 관점을 공유하는지를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자는 얘기다. 그런 기준에서 판단하면 쿼드 참여를 둘러싼 고민과 눈치 보기는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같이 갑시다!” 언젠가부터 미국 사람들도 한국어 발음대로 말하는 한ㆍ미 동맹의 구호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해 기고문에 썼던 것처럼 이번 회담에서 “Katchi Kapshida”라고 말할지 모른다. 미국이, 그리고 바이든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한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가치로 삼는 나라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예영준 논설위원

예영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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