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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조희연 교육감, 전교조 부당특채로 공정 훼손했다

중앙일보 2021.05.18 00:41 종합 29면 지면보기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전 서울시교육감권한대행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전 서울시교육감권한대행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 사건이 됐다. 감사원이 부당특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권력형 비리를 다루는 공수처가 첫 수사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특히 스승의 날을 전후해 서울 교육의 책임자가 공수처 1호 범죄 사건으로 수사받는 것은 매우 부끄럽고 참담하다. 그런데도 친(親)전교조 교육감들은 자성하기는커녕 공수처를 비난하니 적반하장이다.
 

공수처 1호 수사대상 지정돼 참담
전교조는 기득권 행태 탈피해야

교육감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주는 영향이 커서 다른 공직보다 특히 높은 도덕성과 공정성을 요구받는다.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를 보면 조 교육감은 특별채용을 하면서 이런 규범을 크게 훼손했다. 교사 채용은 수많은 지원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 공개경쟁 시험으로 선발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채는 긴급한 수요가 있을 경우 아주 예외적으로 인정한다.
 
조 교육감은 “교육 양극화 해소, 특권 교육 폐지, 교사의 권익 확대  등과 관련돼 교단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교사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올 기회를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자기 진영 사람을 복직시키기 위해 정의와 공정의 실천으로 포장한 궤변일 뿐이다. 특별채용된 5명이 과거 교단에서 퇴출당한 사유를 보면 명백해진다. 한 교사는 2002년 대선 당시 선생님으로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비속어로 특정 대통령 후보를 100회 이상 허위 비방한 죄로 처벌받았다.
 
다른 4명은 2008년 서울 교육감 선거때 조직적으로 선거운동하면서 불법적 선거자금 약 9억원의 모금·기부에 관여한 죄로 벌금 등 처벌을 받아 교단에서 퇴출당한 전교조 서울지부 간부들이다. 교육계는 선거 사범을 죄질이 나쁜 것으로 보기에 서울교육청의 간부 공무원들은 특별채용을 반대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도 조 교육감은 실무진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단독 결재로 특별채용 대상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지난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로 조 교육감의 당선을 도운 일등공신이 특채에 포함되고, 물밑에서 지원한 전교조 서울지부가 지속해서 특채를 요구한 점을 볼 때 조 교육감은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에게 보은 인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별채용을 선거 전리품으로 사용하면 공개경쟁으로 뽑는 신규 교사 수가 그만큼 줄어든다. 임용 기회를 못 잡아 고통받는 젊은 예비교사들의 공분을 살만하다. 이번 특별채용의 수혜자와 심사를 주도한 비서실장은 모두 전교조 출신이다.
 
전교조 지지를 업고 당선된 지역인 부산·인천으로 전교조 해직교사 특채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이처럼 특별채용 의혹은 전교조와 깊은 관련이 있다. 전교조는 감사원이 표적 감사했다고 규탄하고, 공수처가 적폐 세력의 종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전교조 세력은 교육계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마땅하다.
 
실제로 전국 교육감 17명 중에서 전교조 핵심 간부 출신이 10명이고 친 전교조 성향을 합하면 13명이나 된다. 초·중등교육을 좌지우지하는 주류 세력이 돼 ‘전교조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특별채용 사건에서 보듯이 전교조는 시·도교육청을 포획해 자기 진영의 사익 추구 도구로 삼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겉으로 공공성을 외치지만 자기편만 챙기는 선택적 정의로 공정성을 파괴하고 있다. 자기편의 부정과 범죄를 결사적으로 감싼다. 현행법을 어겨 해직된 교사를 노조에서 탈퇴시키지 않고 감싸서 법외노조로 남기도 했다.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해 처벌받은 사람을 복직시키려고 무리수를 동원한다.
 
그러나 교육 권력을 사유화해 자기 진영의 사익에 종속시키면 결국 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전교조가 공정을 무시하는 반칙과 특권을 일삼는 부패 기득권 세력이 되지 않고 공교육을 살리는 교원노조로 환골탈태하길 바란다.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전 서울시교육감권한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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