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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공소장 내로남불…채널A땐 본인이 누설, 조국땐 "엄벌"

중앙일보 2021.05.17 16:41
지난 2017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당시 악수하는 추미애 대표(오른쪽)와 박범계 최고위원. 연합뉴스

지난 2017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당시 악수하는 추미애 대표(오른쪽)와 박범계 최고위원.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의 공소장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데 "법무부는 누가 특정 언론사에 공소장을 몰래 넘겨줬는지 신속히 조사해 의법처리해야 한다"고 17일 주장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날 출근길에 공무상기밀누설·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을 암시하며 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선 "기소 이후 공소장 공개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이들의 과거 발언 등이 거론되며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낡은 행태 혁파" 외친 추미애, 피의사실 공표로 고발당해

추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의 보도 작전으로 무리한 수사기소의 정당성을 선전하고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낡은 행태를 혁파해야 한다"며 "공소장 공개 금지는 '공판 전 공개금지'를 말한다. 공판기일에 법정에서 공소장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법령에 따라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썼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보도 작전'이란 표현까지 쓴 추 전 장관 스스로 사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해왔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추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인 지난해 2월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피의자 13명에 대한 공소장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간략한 '공소요지' 형태로만 알렸다.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사법개혁의 목적으로 시작된 검찰의 '공소장 공개' 원칙이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연루 의혹 사건 앞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 "왜 이 사건부터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법무부는 강행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수사 중이던 '채널A 사건'과 관련해선 이동재 전 기자가 이철 전 VIK 대표에게 여권 인사들의 비위 사실을 달라고 하면서 그를 반복적으로 협박했다는 의혹을 기정사실처럼 발언해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당했다. 추 전 장관은 채널A 사건과 관련 한동훈 검사장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악의적"이라며 "잠금 해제를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한 검사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도 기소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자리 접대' 진술 내용을 공개하며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룸살롱 접대' 의혹을 받는 검사의 파견기관을 공개해 사실상 피의자를 특정하기도 했다. 또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며 향후 수사 계획까지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 사건 공소장이 공판준비기일이 열리기 전 한 인터넷 매체에 의해 공개됐을 때는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선 윤 전 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 요지'라는 문건이 정치권과 법조계에 유포됐을 때도 추 전 장관은 문제 삼지 않았다.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관정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동부지검은 지난해 9월 추 전 장관의 아들 서모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고 이에 대한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박범계 과거엔 수사 중인 사건 녹음파일 공개 요구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 지검장의 공소장 범죄사실 유출 의혹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진상조사를 지시한 박 장관도 과거에는 달랐다. 박 장관은 야당 의원 시절이던 2012년 11월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의혹사건' 특검의 수사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두고 한 라디오방송에서 "오늘 12시 전까지는 적어도 기소 공소장을 특검이 공개를 할 거라고, 접수를 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16년 11월에는 '정호성 녹음파일'과 관련해 "공개해야 한다.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어쩌면 이렇게 무능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검사들에게 들게 한 정호성 녹음파일"이라고 주장했다. 
 

김도읍 "억지 궤변으로 물타기…공소장은 공개가 원칙"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검찰의 한 간부는 "사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문제삼고 있다"며 "공판에서 공개될 공소장이 첫 공판 전에 공개됐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성윤 지검장의 공소장이 공개돼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 드러나자 정부·여당이 억지 궤변으로 물타기에 여념이 없다"며 "우리나라 헌법상 기소가 되면 공개 재판을 하게 돼 있고,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공소장에 의해 공소사실·죄명 및 적용법조를 낭독한다. 즉, 공소장은 공개가 원칙"이라고 밝혔다. 
 
거꾸로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이날 검찰이 이 지검장의 공소장을 언론에 유출했다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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