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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귀해지는 ‘풀타임’ 일자리, 코로나 전 비교해 75만↓

중앙일보 2021.05.17 14:03
오전에 출근해 오후에 퇴근하는 ‘풀타임’ 일자리 잡기가 어려워졌다. 
 
1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103만1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1526만8000명)과 비교해 576만3000명 늘었지만 회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자리가 크게 줄고 일시 휴직자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반사(기저)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희망일자리센터에 마련된 취업게시판을 한 시민이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희망일자리센터에 마련된 취업게시판을 한 시민이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상황은 크게 악화했다. 실업난이 이례적으로 심각했던 지난해를 빼고 매년 4월을 비교해 보면 올해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2016년(1895만3000명) 이후 최저다. 2년 전인 2019년에 비하면 75만 명 줄었고, 3년 전과 견주면 감소 폭은 137만4000명에 이른다.  

 
반면 주 36시간 미만 단기 취업자 수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57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02만9000명 큰 폭으로 줄었지만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효과가 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과 비교하면 87만7000명 오히려 늘었다.  
 
주 36시간은 하루 근무(주 5일제 기준)로 따지면 7시간 남짓이다. 보통 전일제와 시간제 근무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6시 이후 퇴근하는 일자리 대부분이 주 36시간 이상에 해당한다.
 
주 36시간 미만 단기 취업자가 늘어난다는 건 반일제ㆍ시간제 등 유연 근무제가 자리 잡고, 근로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변화다. 임금, 고용 안정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라서다. 주당 근무 시간이 짧으면 전일제에 비해 월 급여가 적고 비정규직으로 채용될 가능성이 크다.
주당 근무 시간별 취업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당 근무 시간별 취업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경제위기 때를 제외하곤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비중이 80~90%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 흐름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최근 들어서다.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에서 정규직 전일제 근로자보다는 비정규ㆍ단기 근로자를 채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일자리 공백을 노인ㆍ청년 단기 ‘알바’ 중심으로 채우기 시작하며 문제를 더 키웠다. 전반적인 고용의 질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업 쪽에서 대면 업무를 줄이고 인공지능(AI)ㆍ로봇으로 단순 업무를 대체하면서 근로 시간 단축은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현 정부는 주당 근무 시간이 매우 짧은, 취업자지만 사실상 실업자에 가까운 근로자만 양산하는 단기 근로 중심의 공공 일자리 정책만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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