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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배신에, 비트코인 암호화폐 시총 비중 40% 깨졌다

중앙일보 2021.05.17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이터=연합뉴스]

 
암호화폐 시장에서 ‘맏형’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무게가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의 비중이 3년 만에 40% 아래로 떨어졌다.

올초 비중 70%서 5개월 만에 급감
전문가 “암호화폐 버블붕괴 시작”
“친환경 알트코인 부상 계기” 분석도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6일 오후 2시14분 기준으로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이하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98%다. 전날 오전 8시 56분 39.96%를 기록한 후 40% 선에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 초 70%를 넘었던 비트코인 시총 비중이 5개월 만에 30%포인트 넘게 줄어든 것이다. 시총 비중이 4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 5월 이후 3년 만이다. 가격 역시 하락세다.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4만8300달러를 기록하며 24시간 전보다 2% 넘게 하락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하루 사이 4% 하락한 5800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의 비중이 줄어드는 건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약진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주춤하는 사이 이더리움, 도지코인 같은 알트코인에 돈이 몰렸다. 규모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시총은 약 4400억 달러로 비트코인(88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시총 비중도 19.6%로 전체의 5분의 1에 달한다.
 
16일 오후 2시 14분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이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비중이 39.98%를 가리키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총 배중이 40% 아래로 내려간 건 2018년 5월 이후 3년만이다.[코인마켓캡 캡처]

16일 오후 2시 14분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이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비중이 39.98%를 가리키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총 배중이 40% 아래로 내려간 건 2018년 5월 이후 3년만이다.[코인마켓캡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트코인 배신’ 여파도 크게 작용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테슬라 차의 비트코인 구매 결제 허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대규모 전기가 소비돼 기후변화 등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2월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고,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 구매를 허용한다고 한 지 3개월 만이다.
 
머스크의 돌발행동은 알트코인을 더욱 주목하게 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 방침을 철회하면서 “비트코인 채굴 혹은 거래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암호화폐를 찾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비트코인의 시총 비중이 40% 아래로 내려가는 건 암호화폐 투자의 마지노선이 깨진 거란 평가도 나온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비트코인의 투자 비중이 줄면,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버블(거품) 붕괴’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트랙리서치의 니콜라스콜라스 공동창업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점유율이 40%로 내려가면 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가격이 매우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도 최근 “자산가치를 검증하기 어려운 알트코인에 투자자가 몰리는 건 투기 수요 때문”이라며 “이는 지난 2017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했다가 얼마 뒤 거품이 꺼지면서 가격이 급락한 상황과 비슷하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냈다.
 
하지만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도 많다.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금융자산과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대거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암호화폐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지구온난화에 가장 민감하기에 암호화폐의 반(反)환경성에 주목한다”며 “머스크의 비트코인 지지 철회는 친환경적인 알트코인을 주목받게 해 암호화폐 시장 전체를 키울 수 있다”고 봤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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