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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찾은 이낙연 "촛불정신 헤아리지 못했다"…사면론 사과

중앙일보 2021.05.16 17:44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1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낸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6일 오전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6일 오전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은 16일 오전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이낙연의) 광주 선언’을 발표하면서 “올해 초 전직 대통령(이명박·박근혜) 사면을 거론했다. 그 잘못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 사이의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방안의 하나로 거론했다”며 “국민의 뜻과 촛불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사면을 제안한 뒤 약 5개월 만에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그 후로 아픈 성찰을 계속했고 많이 깨우쳤다”며 “앞으로 국민의 뜻을 살피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면론은 제기 직후부터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불렀지만 이 의원은 이후 “사면 건의는 무조건이 아니라 그런 여건이 성숙하면 하겠다는 뜻”(1월3일 발언)이라는 등으로 반응으로 직접 대응을 피해왔다. 그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의원의 말이 자신의 취지와 다르게 해석됐지만 그게 국민이 받아들인 뜻이라면 그 자체로 사과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이 의원 측 관계자는 “가장 상심이 컸을 광주에서 사과를 드리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지지율이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초 사면 제안은 이 의원 지지율 급락의 직접 계기로 작용했다. 사면 주장 이후 안방인 호남에서 기세가 꺾이면서 지난해 12월까지 이재명 경기지사와 호각세였던 지지율 경쟁 구도가 깨졌다. 한국갤럽이 매달 실시하는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지난해 12월 이 지사(20%)와 이 의원(16%)의 격차는 한 자릿수였지만 1월 둘째 주 조사에선 13%포인트(이재명 23%, 이낙연 10%)로 크게 벌어졌다. 호남에선 이때부터 (이재명 28%, 이낙연 21%) 이 지사에게 1위를 내줬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고)
 
5·18을 이틀 남긴 시점에 광주에서 나온 사과 발언은 사면 발언과는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호남 지역의 한 의원은 “사과가 늦었지만 대선 출마를 하는 시점에 광주에서 털고가는 모습을 보이는 건 그나마 시점과 장소를 잘 골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충청권의 한 의원은 “이재용 사면론과 이명박·박근혜는 분리해서 볼 수 없는 것인데 이재용 사면론이 커지는 시점에서 또 다른 악수(惡手)를 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낙연 “국민 기본권 고치는 개헌 하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앞두고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묘비 닦기, 잡초 뽑기 등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앞두고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묘비 닦기, 잡초 뽑기 등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은 이날 ‘광주 선언’에서 “이제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기 위한 개헌에 나설 때가 됐다”며 개헌 논의에 불을 지폈다. 다만 권력 구조를 바꾸는 내용은 미뤄둔 채 기본권 분야 중심의 개헌을 주장했다.  
 
그는 “이제까지 9차례의 개헌은 국민의 권리보다 권력 구조에 집중됐다”며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해 국민 기본권을 강화하고 불평등을 완화하는 축의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삶을 나라가 지켜주기를 국민은 바라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권, 안전권, 주거권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국가 운영의 틀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 측은 “절차적 민주주의 달성 이후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헌법에 시대정신을 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개헌은 대선 주자로서 당연히 준비해야 하는 화두라 신선하지 못하다”며 “꼭 개헌을 통해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문제와 권력 구조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며 추가적인 개헌 주장을 위한 공간을 열어뒀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이날은 실질적인 대선 출마 선언으로서 사면론 사과와 사회경제적 개헌 두 가지만 집중해서 말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개헌 구상을 차차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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