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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이어 대법도 檢출신 0…文 불신이 '다양성 전통' 깼다

중앙일보 2021.05.16 05:00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천대엽 신임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천대엽 신임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천대엽 신임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환담에서 “대법원 판결이 우리 사회와 미래 세대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대법관으로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천 대법관 임명으로 대법원 재판부는 14명 전원 ‘비(非)검찰 출신 인사’로 채워지게 됐다. 천 대법관의 전임이었던 박상옥 전 대법관은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지낸 검찰 출신 대법관이었다. 검찰 출신 대법관 임명은 오랜 관행이었다. 1949년 이후 대법원 재판부에 검찰 출신 인사가 없었던 때는 2012~2015년밖에 없는데, 대법관으로 제청된 김병화 전 인천지검장이 검증 도중 낙마하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법원 재판부뿐 아니라 헌법재판소도 이미 검사 출신 재판관이 한 명도 없다. 박한철 전 서울동부지검장이 검찰 출신으론 처음으로 2013~2017년 헌재소장을 지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기관인데도 ‘넘버 1, 2’ 처장과 차장 모두 판사 출신이다.
 

"文의 검찰 불신, 대법원 구성에 영향"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2021.3.4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2021.3.4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검찰 출신이 없는 대법원 재판부를 사법부의 다양성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관 중 한 명은 검찰 출신 인사로 뽑으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검사나 변호사 출신을 대법관으로 뽑자는 흐름이 있었는데, 그게 깨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이 빠진 대법원 재판부 구성이 현 정부에게 부담스러운 울산시장 선거개입 재판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정치권에선 나온다.
 
장 교수는 “문 대통령의 검찰 불신이 대법원이나 헌재 재판부 구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검찰 개혁’을 추진하며 검찰 조직에 대한 불신을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과거엔 검찰 출신 인사가 법무부 장관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 4명은 모두 학자·판사 출신이었다.
 
문 대통령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격화되던 지난해 11월엔 검찰을 겨냥한 듯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 출신 뽑는다고 다양성 충족되지 않아"

천대엽 신임 대법관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대엽 신임 대법관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검찰 출신을 대법관으로 뽑아왔던 관행이 오히려 그동안 검찰을 위한 특혜였다는 비판도 있다.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출신 인사를 대법관으로 뽑으라는 규정이 없는데도 대체로 그래왔다는 것은 특혜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과거 형사법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던 때에는 검찰 출신 인사를 뽑는 게 명분이 있었지만, 공법 등도 중요해진 현재는 그 명분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엔 법조인 구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꼭 검사 출신을 뽑아야 다양성이 충족된다는 설명도 설득력이 낮다”며 “오히려 법조인이 아닌 인사를 일부 뽑아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판결에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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