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시민도…유튜브 고발 오죽 넘쳐나면 "변호사 새 먹거리"

중앙일보 2021.05.15 17:42
구독자 117만명(15일 기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노무현재단의 유시민 이사장이 법정에 서게 됐다. 지난 2019년부터 유튜브 방송과 라디오 등을 통해 "검찰이 노무현 재단 계좌를 불법 사찰했다" "한동훈 검사장이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한동훈 전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다. 지난 1월 유 이사장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검찰 관계자들에게 사과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캡처

하지만 한 전 검사장은 지난 3월 그를 상대로 5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 전 검사장은 입장문에서 "(유 이사장이) 1년 반에 걸쳐 악의적 가짜뉴스를 유포했다"며 "불법을 사용한 공직자로 부당하게 낙인찍혔다"고 소송 제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명예훼손 손해 인정 쉽지 않아"

법조계에서는 "한 전 검사장이 억울하겠지만 손해배상 5억원은 무리"라는 의견이 나왔다. 법정에서 손해배상 판결을 내리려면 피해액이 명확해야 하는데, 미디어로 인한 명예훼손 피해를 금액으로 책정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장윤미 변호사(법무법인 윈앤윈) 역시 "비슷한 사건에서 손해배상 액수가 5000만원 판결이 났던 적이 있다"며 "억울함은 이해하지만 현행법상 명예훼손만으로 5억원은 무리"라고 말했다.
 

쏟아지는 '1인 미디어' 고소·고발

유 전 이사장 사건뿐 아니라 1인 미디어에 의한 명예훼손 고소·고발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유튜버 명예훼손 사건을 30건 이상 맡았다는 이인환 변호사(법무법인 제하)는 “법정에서 손해액이 인정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단정적 표현을 자주 쓰는 유튜브 채널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용호 연예부장,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대표. 유튜브 캡처

왼쪽부터 김용호 연예부장,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대표. 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위자료 3억 청구소송을 당한 것이 대표적이다. 가세연은 현재 진행 중인 명예훼손 사건만 수십 건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정치인만이 대상이 아니다. '민식이법'을 잘못 설명한 한 유튜버는 일반인인 고 김민식군의 부모에게 고소당해 벌금형을 받았다. 또한 지난 11월에는 대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결함 콘텐트를 방송한 자동차 전문 유튜버를 고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유튜버 명예훼손 사건은 변호사들 사이에서 업계 새 먹거리 수준이라고 불릴 정도로 피해가 커지고 유형도 다양해졌다"고 했다.
 

민주당 "유튜버도 징벌적 손배" 주장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월 유튜버에게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유튜브를 통한 허위정보나 왜곡된 사실이 퍼져 피해가 심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TF는 "일차적으로 가짜뉴스가 판치는 유튜브, SNS, 1인 미디어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며 "허위정보를 악의적으로 게재할 경우, 법원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거짓·불법정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내용이 담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대표 발의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여의도 국회 공청회에 참석한 모습. 중앙포토

거짓·불법정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내용이 담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대표 발의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여의도 국회 공청회에 참석한 모습. 중앙포토

하지만 국민의힘은 "인터넷 가짜뉴스 규제는 사실상 정권을 위한 랜선 보도지침"이라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악의적 보도에 대한 구제 방안이 이미 마련돼있어 이중처벌의 소지가 있다"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를 그만두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허위 사실 명예훼손을 강하게 막아야 한다"면서도 "정보통신망법이 건전한 토론의 장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강승구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일반인들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법이 정치인, 공인 등에 대한 비판을 가로막지 못하도록 시행령을 구체적이고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