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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학력격차 걱정 큰데…학업성취도 발표 미루는 교육부

중앙일보 2021.05.15 09:00
지난해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분석 결과가 반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력 격차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인데 교육부의 분석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업성취도 평가. 뉴스1

학업성취도 평가. 뉴스1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측정하기 위해 매년 6월에 중3과 고2를 대상으로 치른다. 다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시험이 연기돼 11월에 치러졌다.
 
보통 교육부는 시험이 끝난 뒤 5개월 내에 기초수준 미달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 지역별 결과는 어떠한지 등의 분석 결과를 발표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험이 끝난지 6개월이 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개별 학생들에게는 지난 2월 초에 성적표가 배부됐지만 분석 결과 발표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김희경 교육평가본부장은 “통상적으로 학생 평가 결과표 배포 후 결과 분석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최소 3개월 정도”라면서 “이번 평가에는 원격수업 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등 새로운 설문 문항도 추가돼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력저하 심각해서 발표 늦추나

하지만 교육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저하가 예상보다 심각해 발표를 미루는 것 아니냔 얘기도 나온다. 지난 2018년 6월에 치러진 학업성취도 평가도 교육부가 9달 가까이 결과 발표를 늦춘 적이 있는데, 당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국·영·수 전 과목에서 크게 늘어나는 등 학력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달 26일 코로나 학력격차 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다. 연합뉴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달 26일 코로나 학력격차 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다. 연합뉴스

 
지금까지 발표된 다른 조사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는 크게 벌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중·고교 973곳의 학기 말 성적을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등교 중단 이후 중위권이 줄고 하위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초·중·고·대학 교원의 절반이 공교육이 봉착한 문제로 교육격차 심화(27.7%)와 학력 저하(21.6%)를 꼽기도 했다.
 

학력격차 확인할 유일한 시험…이르면 이달 말 결과 발표 

각 학교에서 시행한 기초학력 진단 결과도 학력 저하 우려를 높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기초학력에 미달 학생이 지난해 29.5%에 달하는데, 이는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기초학력 진단평가는 학교마다 진단 방식이 달라 학업성취도 평가처럼 전체적인 학력 격차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런 상황에서 성취도평가는 중상위권(보통학력 이상)과 하위권(기초학력 미달)의 격차를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바로미터다. 교육계에서 학력 격차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분석을 서둘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지영 교육부 교육기회보장과장은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는 코로나19 상황 관련 설문이 추가되는 등 예년보다 분석할 게 많았다”면서 “현재 마무리 단계로,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에나 평가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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