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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아들 손에 숨진 아버지···"美라면 신고 즉시 병원이송"

중앙일보 2021.05.14 20:02
경기 남양주에서 정신질환을 앓던 아들의 손에 아버지가 숨진 사건과 관련, 중증 정신질환에도 치매와 같이 국가책임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안이 나왔다. 의료진과 경찰 등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고 발생을 막자는 취지다.
경찰 이미지. [뉴시스]

경찰 이미지. [뉴시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중증 정신질환도 국가책임제 시행해야"

14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백종우 법제이사(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주재로 긴급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지난 2017년 정신건강복지법이 개정됐으나 중증 정신질환에 의한 사고를 막지 못한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법 개정 이후 비자의입원은 줄어들고 자의입원은 늘어났다”면서도 “인권과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면은 긍정적이나 치료가 시급한 사람이 치료를 받지 못라는 경우가 많다”라고 우려했다. 개정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정신질환자의 입원 절차가 복잡해졌다. 특히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중증 정신질환자라도 비자의(강제) 입원이 어려워졌다. 학회에 따르면 비자의입원의 비율은 2014년 70.2%에서 2018년 31.5%로 떨어졌다.
 
백 교수는 “ 2018년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과 2019년 안인득 사건(진주시 방화 살인사건) 등 치료받지 못한 중증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이 잇따랐지만 거치면서도 제도적 대책이 마련되지 70.2%에서 2018년 31.5%로 떨어졌다.
 
백 교수는 외래치료명령제와 응급개입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 2018년 영양군 경찰관 살해 사건과 이달 5일에 발생한 남양주 존속살해 사건 가해자는 미국 LA였다면 병력상 외래치료명령대상이 됐을 것”이라며 “신고 즉시 정신질환응급개입팀이 경찰과 함께 출동해서 지정병원 응급실로 이송해 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 남양주에서 조현병을 앓는 20대 아들이 60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남양주남부경찰서는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A(29)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5일 남양주시의 한 빌라에서 아버지 B(60)씨에게 둔기를 휘둘러 살해한 뒤 화단에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B씨는 사건 한 달 전인 지난달 5일 조현병을 앓는 아들이 피해망상과 환각 증세를 보여 살해 위협을 한다며 경찰에 직접 찾아가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집으로 출동했다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당시 사설구급대원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는데, 현장에서의 판단으로는 강제 입원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백 교수는 의사 뿐 아니라 법조인 등이 참여하는 중증 정신질환 입원 심의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중증정신질환 입원자 75%는 가족, 사설구급대를 통해 입원한다”라며 “중증정신질환도 치매나 발달장애처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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