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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국내 신공항은 삐걱대지만...해외 신공항 진출은 '펄펄'

중앙일보 2021.05.14 06:00
인천공항이 진출하는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조감도. [사진 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이 진출하는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조감도. [사진 인천공항공사]

 최근 수년간 정부에서 추진해온 4~5개 신공항 사업 가운데 별 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건 울릉도공항이 거의 유일합니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울릉공항은 2025년까지 6600억원을 투입해 1200m 길이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을 짓게 되는데요. 개항 뒤에는 50인승 소형항공기가 운항할 예정입니다. 
 
 반면 김해신공항 사업은 좌초됐고, 대신 특별법을 통해 건설이 결정된 가덕도신공항은 경제성과 효율성 등 여러면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내년 3월까지로 예정된 사전타당성조사에서 사업비와 수요 등의 윤곽이 나오면 또다시 혹독한 검증대에 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흑산도공항은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제자리걸음인 상태고, 제주 2공항은 제주도민 여론조사에서도 결과가 엇갈리게 나오면서 앞날이 더욱 불투명한 상황인데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공항도 그 효용성을 두고 일부에선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신공항 사업은 울릉공항만 순항  

 이처럼 국내 신공항 사업은 삐걱대고 논란이지만 우리 공항과 기업들의 해외 신공항사업 진출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특히 선진국 공항·기업들과의 경쟁을 뚫고 이뤄낸 결과들이어서 더욱 주목되는데요. 
2025년 개항하는 울릉공항 조감도. [사진 경북도]

2025년 개항하는 울릉공항 조감도. [사진 경북도]

 
 다음 달쯤 최종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하는 에콰도르 만타공항의 운영권 인수사업이 대표적입니다. 국내에서 인천공항을 제외한 김포·제주 등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가 따낸 사업인데요. 
 
 만타공항의 운영권을 100% 인수해 30년 동안 운영하면서 투자비를 회수하는 내용입니다. 해외공항의 장기운영권을 확보한 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30년간 예상 매출액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사업 규모만 약 55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한국공항공사, 만타공항 30년 운영  

 한국공항공사로서는 사실상 15번째 공항이자 해외 1호 공항을 갖는 셈인데요. 만타는 에콰도르 최대 항구도시이자 참치 생산지이며 세계문화유산인 갈라파고스 제도와 인접한 휴양도시로 성장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에콰도르 만타공항. [사진 한국공항공사]

에콰도르 만타공항. [사진 한국공항공사]

 
 앞서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019년 7월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마추픽추로 가는 관문인 페루 쿠스코의 친체로공항 건설총괄관리(PMO)도 따냈습니다.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는 발주처를 대신해 설계 검토, 시공ㆍ감리사 선정, 기술지원, 시운전 등 사업총괄관리를 맡는 건데요. 
 
 용역비만 350억원에 달합니다. 게다가 시공사 선정 권한까지 갖고 있어 국내 기업의 참여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인데요. 이 덕분인지 현대건설이 지난 3월 스페인, 중국, 포르투갈 등의 경쟁사를 제치고 1600억원 규모의 친체로공항 부지 정지 공사를 수주했습니다. 
 

 마추픽추 관문 친체로 공항 PMO 

 한국공항공사는 최근에는 라오스 루앙프라방공항 개발사업 타당성조사의 수주도 추진 중인데요. 라오스정부가 타당성조사를 맡은 수행사가 향후 본 사업에 입찰할 때 유리한 조건을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페루 친체로공항 조감도.[사진 한국공항공사]

페루 친체로공항 조감도.[사진 한국공항공사]

  
 홍원기 한국공항공사 해외영업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현지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서 화상회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우리 공사의 축적된 경험과 우수성을 알렸다"고 설명합니다. 한국공항공사는 현재 13개국의 공항 개발·교육 관련 사업에 진출해 있습니다.     
 
 사실 해외공항 진출이라면 인천공항공사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바탐섬의 항나딤국제공항(바탄공항)의 민관협력개발사업(PPP사업)을 따냈습니다. 사업비 규모만 6000억원대라고 하는데요. 
 

 인천공항은 바탐공항 사업권 따내  

 인천공항은 인도네시아 현지업체와 함께 기존 여객터미널을 리뉴얼하고, 2025년까지 제2 여객터미널도 신설하게 됩니다. 운영과 개발을 동시에 따낸 건 국내 최초입니다.  
  
 PPP (Public-Private Partnership) 사업은 흔히 민자사업으로 부르는 것으로 민간이 위험부담을 안고 도로 등의 공공인프라 투자와 건설, 유지 및 보수 등을 맡되 일정 기간 운영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정부는 세금 감면과 일부 재정지원을 해줍니다.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의 현재 모습. [사진 인천공항공사]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의 현재 모습. [사진 인천공항공사]

 
 김경욱 인천공항 사장은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공항 인프라 투자개발사업 발주가 위축된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 더 의미가 깊다"라고 말합니다. 인천공항은 이번 사업을 통해 면세점 등 상업시설 임대사업에 집중돼 있던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을 거로 기대한다고 하네요. 
 

 12년 전 이라크 아르빌공항 첫 진출 

 인천공항은 또 2018년부터 쿠웨이트국제공항의 제4 터미널도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계약금액만 1400억원인데요. 제2 터미널 입찰에도 뛰어들 계획인 데다 인도네시아 롬복공항의 PPP 사업 수주 전에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의 해외 진출은 12년 전인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라크 아르빌국제공항의 운영지원 사업을 수주한 건데요. 정보통신, 기계설비, 항행시설, 운영관리 등 6개 분야의 전문가 30여명을 파견해 5년간 아르빌공항의 시험운영 등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당시 용역비는 440억원가량이었습니다. 
한국공항공사는 베트남의 롱탄신공항 사업 진출도 추진 중이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는 베트남의 롱탄신공항 사업 진출도 추진 중이다. [사진 한국공항공사]

 
 인천공항이 지금까지 수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해외 신공항 사업만 15개국 30개에 달한다고 하네요. 이처럼 국내 양대 공항공사의 해외 신공항 진출이 상당한 성과를 보이는 건 무척 고무적인 일입니다. 해외사업을 통해 수익구조 다변화와 위험 분산 등이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보다 큰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우리 건설사 등과 함께 설계에서 시공, 사업관리, 운영까지 일괄적으로 수주하는 체계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렇게 하면 수주 규모도 훨씬 커지고, 국내 기업들의 공항건설 실적과 노하우도 한층 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위축된 국내 공항산업이 해외 신공항 진출을 통해 새로운 활로와 기회를 계속 찾아내길 기대해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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