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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으면 5인금지 면제? "못 맞는 사람 많은데 정부가 차별"

중앙일보 2021.05.13 05:00
질병관리청이 도입한 '전자 예방접종증명서 발급시스템'. 스마트폰에서 백신 접종증명서를 내려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도입한 '전자 예방접종증명서 발급시스템'. 스마트폰에서 백신 접종증명서를 내려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접종자를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주장과 백신 도입이 늦어져 접종을 원해도 맞을 수 없는 상황에서 차별을 불러올 것이라는 입장이 맞선다.
 

"자발적 접종 위해 필요"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5인 금지’ 조치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11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중대본 2차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자발적 (백신)접종 참여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제안했고,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5인 이상 집합금지 적용 제외 등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생계에 직접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접종자에 대한 '5인 금지' 면제 시점은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계획이 마무리되는 6월 이후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모습. 뉴스1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모습. 뉴스1

 

백신 맞으면 자가격리 면제도 

정부는 이미 백신 접종자에게 혜택을 제공 중이다. 이달 5일부터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해외에 다녀올 경우 14일간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도 격리가 면제된다. 정부는 향후 공공·다중이용시설 이용과 관련한 보다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1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7.2%다. 10%가 되지 않는다. 와중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에 예약률까지 낮다. 앞서 6일부터 시작된 70~74세의 사전 예약률은 46.9%, 10일부터 시작된 65~69세의 예약률은 31.3%였다. 
 
정부는 ‘전자 예방접종 증명서’를 도입했다. 7월부터 ‘5인 금지’ 면제가 이뤄지면, 백신 접종자들은 카페나 식당에 이 증명서를 보여주면 된다. 백신 접종 선도국들도 비슷한 증명서를 시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백신여권인 ‘그린패스’가 대표적이다.
예배당 등 입장에 필요한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증명용 그린 패스. AFP

예배당 등 입장에 필요한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증명용 그린 패스. AFP

 

"또 다른 차별 일어날 것" 

하지만 이 예방접종 증명서가 미접종자들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만만치 않다. 약물 알레르기 등으로 백신을 접종할 수 없는 이들이 있어서다. 임신부나 소아·청소년 등 국내 백신 접종 계획에서 제외된 이들도 마찬가지다. 실제 이스라엘에서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현지 교민 최모(41)씨는 “지병이나 장애, 알레르기가 있어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린패스는 차별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초 정부에서 백신여권 도입계획이 나오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를 반대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12일 현재 찬성 청원은 없다.
일별 누적 백신 접종 인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별 누적 백신 접종 인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접종률 낮아 실효성 의문 

백신 수급 문제로 백신 접종률이 턱없이 낮은 것도 문제다. 당장 접종에 나서고 싶어도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아닌 이들은 맞을 수 없다. 정부 계획대로 6월까지 접종이 계획된 대상자 1300만명 전원이 모두 맞는다해도 접종률은 인구 대비 25%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이 그린패스를 시행한 2월 21일의 접종률은 46.87%였다. 
 
결국 접종을 강제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재천 건강세상네트워크 운영위원은 “(백신 접종증명서를) 공공은 물론 다중이용시설까지 확대하려는 것은 애초에 백신 접종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스스로 깨는 것”이라며 “사회구성원들이 차별 당하지 않으려 백신접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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