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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호소 늘었다···SNS 많이 하는 2030 더 취약, 왜

중앙일보 2021.05.13 05:00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1일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며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 현상이 확산하는데 특히 2030 젊은 층은 정상적인 삶을 위협하는 수준이다”며 코로나 블루 대처법을 발표했다. 뉴스1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1일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며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 현상이 확산하는데 특히 2030 젊은 층은 정상적인 삶을 위협하는 수준이다”며 코로나 블루 대처법을 발표했다. 뉴스1

자영업자인 20대 여성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영업에 큰 타격을 입고 결국 가게를 접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뒤로 A씨는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알코올 의존도 심해졌다. 잠이 들어도 4~5번 이상 깨기 일쑤였고 공황장애 증상까지 겪었다. 가족과 남자친구 등 인간관계 갈등도 악화해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A씨와 같이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2030이 늘고 있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20∼30대 우울 위험군(총점 27점 중 10점 이상) 비율은 각각 30.0%, 30.5%로, 60대(14.4%)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탔다. 이와 관련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며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 현상이 확산하는데 특히 2030 젊은 층은 정상적인 삶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에게 코로나 블루 대처법을 들어봤다. 
 
오 교수는 젊은 층이 더 우울감을 크게 느끼는 이유를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은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지만, 특히 젊은 층은 수업이나 직장 등 근무 환경이 비대면 위주로 바뀌며 일, 공부, 휴식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대면 환경에서의 긍정적 정서 교류 기회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1일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며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 현상이 확산하는데 특히 2030 젊은 층은 정상적인 삶을 위협하는 수준이다”며 코로나 블루 대처법을 발표했다. 제공 서울아산병원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1일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며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 현상이 확산하는데 특히 2030 젊은 층은 정상적인 삶을 위협하는 수준이다”며 코로나 블루 대처법을 발표했다. 제공 서울아산병원

이어 “기업이 어려워지며 신규 채용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인 경우가 많고 인력 감축도 이뤄져 취업난을 비롯한 진로 문제와 경제적 피해를 보았다”며 “SNS 발달로 타인과 비교하고 이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도 우울증이 급증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로 바깥 활동이 줄며 온라인 노출이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활동량 늘면 우울감 빠르게 회복, '걷기'가 도움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오 교수는 “바깥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휴대폰 앱을 통한 활동량을 살펴본 결과, 우울 증상이 심한 환자는 진료일 외에 일주일 내내 매일 100보도 걷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반대로 활동량을 높이면 우울감이 빠르게 회복됐다. 오 교수는 “야외 활동을 할 땐 좁은 실내 공간에서 많이 움직이는 것보다 넓은 공원에서 산책하기 등 혼자 할 수 있는 야외 활동을 시행해야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대면으로라도 좋은 사람들과 교류를 지속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의치 않다면 예술 감상, 독서 등 활동으로 자기만의 방식대로 좋은 기분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식욕이 떨어진다고 음식을 대충 먹으면 우울증을 악화할 수 있으니 균형 잡힌 식사도 중요하다. 
 
미디어 다이어트도 우울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 오 교수는 “코로나 상황 관련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면 불안감을 가중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꼭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정도의 뉴스 접촉만 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말했다. 
 

우울증은 ‘의지박약’? No! 환자 비난 안 돼

보통 우울 증상이 있으면 무기력하고 의욕이 떨어지는 증상이 동반하므로 바깥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게 된다. 불면증 때문에 불규칙적 생활을 지속하게 되고 식욕 저하가 찾아와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거나 오히려 너무 많이 자거나 폭식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생활 습관은 다시 우울 증상으로 이어져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데 이는 행동 교정치료로 대처해야 한다.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제공 강남세브란스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제공 강남세브란스

 
오 교수는 “우울증은 의지가 부족하거나 나약해서 걸리는 병이 아니다. 환자를 비난하는 태도는 절대 안 된다”며 “주요 우울 증상들을 숙지하여 증상 발생 초기에 환자를 설득하고 전문가에게 빠르게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화의 처음부터 병원에 내원하라고 바로 권유하는 건 자칫 환자의 최근 행동이나 모습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언급으로 비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울증 환자에게는 힘들거나 어려운 일은 없는지 먼저 물어보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섣불리 괜찮아질 것이라거나 잘될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 교수는 “‘많이 힘들겠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정도의 표현이 좋다”고 조언했다. 
 

9개 중 5개 해당한다면 우울증 의심

우울증은 수면 및 식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우울감과 함께 수면과 식욕에 변화가 생긴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또 아픈 것도 우울증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울증이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내과 및 외과적으로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통증 또는 신체 증상의 경우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우울 증상이 아주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잔잔한 우울감이 2년 이상 지속 되면 만성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아래 체크리스트 가운데 5개 이상 증상이 2주 이상 지속 되면 전문의를 찾아가는 편이 좋다. 
 
우울증 체크리스트
□ 온종일 우울한 기분이 든다.

□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활동에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데 살이 빠지거나 (혹은 반대로 살이 찌거나), 지속적 식욕 감소
  (또는 증가)가 있다.
□ 불면증이 있거나 너무 많이 잔다.
□ 초조하거나 불안하다.
□ 몸이 피로하고 활력이 없다.
□ 무가치감 또는 과도한 죄책감을 느낀다.
□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유부단해진다.
□ 죽음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이 들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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