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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주사기' 딱 걸린 페루 간호사, 백신 빼돌려 되팔려 했나

중앙일보 2021.05.12 15:00
페루 보건부는 코로나 백신 접종 과정에서 빈 주사기로 접종을 하려던 혐의를 받는 간호사들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페루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준비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페루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준비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12일 AP통신에 따르면 페루 전역에서 이런 '빈 주사기 접종'은 3건이 보고됐으며 관련 간호사들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아르투로 그라나도스 보건부 대변인에 따르면 조사 결과는 이르면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프란시스코 사가스티 페루 대통령 [AFP=연합뉴스]

프란시스코 사가스티 페루 대통령 [AFP=연합뉴스]

이와 관련, 프란시스코 사가스티 페루 대통령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고 경우에 따라 범죄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페루 현지언론에 따르면 미구엘 올라베의 부모는 지난달 30일 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 페루 리마 스포츠 센터를 찾았다.
 
아버지는 아무 문제 없이 백신을 맞았다. 그런데 어머니 차례가 되었을 때 올라베의 여동생이 간호사가 어머니에게 빈 주사기로 접종을 하려는 것을 알아챘다고 한다. 여동생이 빈 주사기라고 지적하자 간호사가 사과하고 주사기에 내용물을 넣어 주사를 놨다. 
 

올라베는 "간호사가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계속 주사를 놓느라 피곤해서 그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일 여동생이 거기 없었다면 어머니에게 공기 주사만 맞힐 뻔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8일 페루에서 104세의 여성(가운데 앞줄)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는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 3월 8일 페루에서 104세의 여성(가운데 앞줄)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는 모습 [EPA=연합뉴스]

보건부는 이와 관련, 예방 접종 센터의 감시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페루의 '빈 주사기' 스캔들은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과 부인 등 500명의 특권층이 비밀리에 백신을 새치기로 접종한 '황제접종 스캔들'에 이은 것이라고 전했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부패 의혹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11월 탄핵당했다. 몇 개월을 탄핵 정국 속에 보낸 페루는 백신 접종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늦어졌다. 현재 페루는 80세 이상 노약자와 의사·보건 요원 등 인구의 약 2%만이 백신을 맞았다. 
지난 2월 15일 페루 남성이 고위 관료들의 '새치기 접종'을 1면에 보도한 페루 신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스캔들로 외교장관이 사임하는 등 후폭풍이 컸다. [AFP=연합뉴스]

지난 2월 15일 페루 남성이 고위 관료들의 '새치기 접종'을 1면에 보도한 페루 신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스캔들로 외교장관이 사임하는 등 후폭풍이 컸다. [AFP=연합뉴스]

AP통신은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서 페루의 많은 부유층이 백신을 맞기 위해 미국으로 여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빈 주사기'접종은 올해 초 브라질 등 남미 국가에서도 일어났다.  
브라질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 준비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 준비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월 브라질에선 노인 환자에게 백신을 놓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접종을 하지 않은 혐의를 받은 의료진들이 조사를 받았다. 리우주 간호위원회는 "사건에 연루된 의료진은 해고됐고 '공기 주사'를 맞은 이들은 나중에 정상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백신을 놓지 않은 것은 이를 암시장으로 빼돌려 팔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백신을 빼돌렸다면 횡령 혐의로 최대 12년의 징역형에 처한다. 

  
지난달 멕시코에서는 가짜 백신 주사를 놓던 병원 관계자 6명이 붙잡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멕시코의 한 병원에서는 80여 명에게 맹물 주사를 놓고 1000달러(112만원)씩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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