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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1호 수사, 왜 하필 조희연 교육감인가…5가지 논란

중앙일보 2021.05.12 07:00 종합 12면 지면보기
5월 11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5월 11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호 수사로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의 특혜채용 의혹 사건을 고른 데 대해 11일 법조계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공수처는 앞서 감사원이 조희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임용방해행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사건을 1호 사건(2021년 공제1호)으로 선정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를 확정받고 당연 퇴직한 교사 5명을 조 교육감이 부당하게 정교사로 특별채용했다는 혐의다.
 
공수처가 직접 접수한 고소·고발 등 1000여 건을 제쳐놓고 이미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굳이 가져와 1호 사건으로 선정할 정도로 ‘권력형 범죄’인지 등이 논란거리다. 관련 논란들을 5가지로 정리했다.
 
① 공수처가 수사할 부패 범죄인가

“굳이 공수처가 수사할 만한 스케일의 사건이냐”가 첫 번째 논란이다. 조희연 교육감이 차관급 지방정무직 대우를 받는 고위공직자이며 공수처 수사 대상인 3급 이상 공직자에 포함되는 건 사실이지만, 특혜채용 의혹이 뇌물과 같은 전형적인 부패범죄와도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과 비슷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벌금형을 선고받고 교육감직을 유지한 선례도 있다.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은 승진 임용 심사과정에서 5급 공무원 4명에게 특혜를 준 혐의(직권남용 및 지방공무원법 위반)로 기소됐지만, 2019년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및 사법개혁 일환으로 탄생한 수사기관이다. 이를 고려해 검찰이나 법관 비리를 첫 번째 수사 타깃으로 선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김진욱 공수처장도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문제를 반복적으로 지적해왔기 때문이다.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개혁의 근본적인 목표가 국가의 반부패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있는 만큼 공수처는 명실상부한 반부패 전문 기구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무게중심을 대통령과 친인척, 국회의장, 대법원장, 검찰총장 등 최고위직의 비리를 수사하는 데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 출신인 조 교육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라인’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여권 핵심 인사가 아니어서 1호 수사로 선정한 게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온다.
 
② 직권남용 적용 법리적 문제 없나

한쪽에선 “공수처가 법적으로 무리하게 수사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인다. 공수처가 감사원과 달리 조 교육감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이 해직 교사 5명을 정교사로 특별채용할 당시 반대하는 채용 담당자 등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채용과 무관한 직원들을 동원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는데, 조 교육감이 직권을 남용해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들 사이에선 “밝혀진 사실관계만 봐서는 직권남용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교육공무원법에 특별 채용을 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있다. 비록 채용 담당자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최종 인사권자는 조 교육감이기도 하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추후 반대하던 담당자들도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절차상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어떤 사건이라도 직권남용 혐의는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최근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고도 했다.
 
공수처가 직권남용을 추가한 건 경찰에서 사건을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감사원이 고발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5월 11일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5월 11일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③ 공수처는 기소 못 하는 반쪽 사건

공수처가 조 교육감 사건을 수사할 수 있더라도 기소권은 없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공수처는 대법원장·검찰총장을 포함한 판·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본인 및 가족의 범죄에 대해서만 수사 이후 공소 제기·유지까지 할 수 있다. 공수처가 조 교육감에수사를 마친 뒤 기소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검찰에 맡겨야 한다는 뜻이다. 끝까지 책임질 수 없는 사건을 첫 수사 대상으로 삼는 게 적절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④ 수사 마친 직후 檢과 갈등 가능성

공수처법이 독자적 기소권을 갖고 있지 않은 고위공직자범죄 사건에 대해 명문화된 처리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공수처가 수사를 마치고 기소 결론을 내더라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공수처와 정반대 결정을 할 수 있다. 공수처 의견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수처가 기소 의견을 내는 사건에 대해 검찰이 공소 유지를 위해 보완 수사를 요청할 수 있는지, 불기소 결정 사건에 대해 재수사 요청을 할 수 있는지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점도 혼란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⑤ 공수처도 특혜채용 의혹받는데

이번 1호 수사 결정으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란도 인다. 이종배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대표는 “공수처는 김모 비서관(5급 상당 별정직) 특혜 채용 의혹과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이 공수처 고위직 인사에 두루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누가 누구의 채용 비리를 수사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민중·정유진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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