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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은커녕 26% 급락…SKIET, 개장 6분 만에 무너졌다

중앙일보 2021.05.11 17:01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 국내 증시 사상 최대인 81조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26% 넘게 급락했다.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 후 상한가) 달성을 점쳤던 일부 증시 분석가들이 머쓱해진 상황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SKIET 시간대별 주가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SKIET 시간대별 주가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공모가 대비 47% 수익

11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SKIET는 시초가 21만원보다 5만5500원(26.43%) 내린 1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초반 분위기는 뜨거웠다. 시초가가 공모가(10만5000원)의 두 배로 정해졌고, 개장 직후 주가가 5.95% 뛰며 22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개장 6분 만에 상황은 달라졌다. 하락 전환한 뒤 15만원 선까지 낙폭을 키웠다. 결국 '따하'(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 후 하한가)에 가까운 가격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하락했지만,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47.1%였다. 시가총액은 11조155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36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SKIET는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로,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분리막을 생산한다.  
 
이날 거래는 폭발했다. 거래대금은 약 1조9050억원으로 삼성전자(2조3513억원)에 이어 증시 전체 2위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이 각각 3531억원, 146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362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거래가 몰리면서 장 초반 한국거래소 전산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주문 처리가 지연되기도 했다.  
 
SKIET 주가가 예상과 정반대로 움직이자 시장에선 의외라는 반응이다. 지난달 28~29일 진행된 공모 청약에서 80조9017억원의 증거금이 몰려 청약 역사를 새로 쓴 데다, 상장일에 유통 가능한 주식이 전체 발행 주식의 15%(1072만948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유통 주식 수가 적으면 시장에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도 작아져 주가 상승 기대가 커진다.  
 

시장 약세에 고평가 부담도 

기대에 못 미치는 데뷔전을 치른 데는 무엇보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는 분석이 많다. 편득현 NH투자증권 부부장은 "간밤 미국 증시 급락으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으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장 초반 시초가 위로 힘을 받지 못하자 차익을 실현하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2.55%)을 비롯해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11일 코스피도 전날보다 1.23% 하락한 3209.43으로 마감했다. 특히 SKIET는 기술주로 분류돼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기업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주장도 있다. 이날 하락에도 SKIET 주가는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 주가를 웃돌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10만~16만원, 하나금융투자는 14만8000원을 적정 주가로 내놨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 과매수·과매도 과정을 거친 뒤 주가는 적정 가치에 수렴할 것"이라며 "다만 2027년 이후 (분리막이 필요 없는) 전고체 전지가 도입되면 분리막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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