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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울산시장선거, 文친구 위해 靑ㆍ경찰 한 몸”…靑 3인방은 “통상 업무”

중앙일보 2021.05.10 19:43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울산시장 등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울산시장 등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018년 6ㆍ13 지방선거의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 차원의 하명수사가 관여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번 사건은 최상위 권력기관을 동원한 부정선거의 종합판”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21-3부(부장 장용범ㆍ마성영ㆍ김상연)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다. 공소가 제기된 지 1년 3개월여 만에 피고인들이 참석하는 정식 재판이 처음 열렸다. 
 
검찰은 모두 진술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전국단위 공직선거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통령 비서실산하 주요 부서와 경찰, 검찰은 물론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까지 국가기관의 일방적인 지원을 받은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가 당선됐다”며 “이번 사건은 청와대와 경찰이 한몸이 돼 경쟁 상대인 김기현에 후보에 대한 표적 수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1월 검찰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 전ㆍ현직 공직자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무더기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당시 사회정책비서관) 등 2명이 추가로 기소됐다.
 

검찰이 이날 요약해 발표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던 송철호 시장(당시 변호사) 당선을 위해 울산지방경찰청, 청와대 차원의 비리 첩보보고서의 경찰 하달 등 ‘투 트랙’으로 김기현 후보(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표적수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당내 기반이 빈약했던 송 시장이 경선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출마하지 못하도록 청와대 차원에서 임 전 위원에게 공공기관장 4곳의 자리를 제안하고, 송 시장이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던 울산공공병원 설립과 관련한 주요 정보를 보건복지부→청와대→선거캠프로 전달 받았다는 혐의도 있다. 반면 김기현 후보의 주요 공약이었던 산재모(母) 병원의 예비 타당성 탈락 결과를 선거 직전에 발표하도록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한병도ㆍ백원우ㆍ박형철 靑 3인방 “통상 업무”  

이날 공판에 출석한 ‘청와대 3인방(한병도ㆍ백원우ㆍ박형철)’은 혐의를 일제히 부인했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2017년 10월경 송철호 시장 측의 제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지방자치단체장(울산광역시장 김기현) 비리의혹’ 첩보 보고서를 보고받아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경찰에 하명수사를 진행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밍기적 거리니 이것 좀 경찰에 내려 엄정하게 수사하게 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백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이에 대해 “첩보 보고서를 박 전 비서관에 전달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민정비서관실은 대통령의 국정 관련 여론 수렴 및 민심 동향, 공직 비리 동향 파악 업무를 맡고 있다. 민정비서관의 직무 범위 내에서 업무를 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첩보 보고서를 경찰청에 전달한 박 전 반부패비서관의 변호인도 “해당 범죄 첩보 보고서의 작성 경위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며 “반부패비서관실의 통상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최고위원을 매수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후보 매수 금지 등)를 받고 있는 한병도 전 정무수석(현 국회의원)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 전 수석의 변호인은 “송철호ㆍ송병기를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전혀 알지 못했고, 선거캠프에서 무슨 전략을 세웠는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측은 “아직 기록 검토를 아직 하지 못했다”며 이날 의견 진술을 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관련 정책을 총괄했던 이 실장은 송 시장의 울산공공병원 공약수립을 돕고, 김기현 후보의 주요 공약이었던 산재모병원 예타 결과를 선거 직전에 발표하게끔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사자인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도 변호인을 통해 “수사를 청탁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특히 송 시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이번 사건은 검찰이 3류 소설로 끼워 맞추기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무혐의 처분했지만, 이날 모두진술에선 임 전 실장이 곳곳에서 등장했다. 송철호 시장이 임 전 실장의 권유를 받고 출마했다거나, 송 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임 전 실장이 2017년 6월 서울 마장동 식당에서 만나 “시장 출마가 아닌 자리에 나갈 것”을 권유했다는 부분 등이다.  
 

황운하, “검찰이 언론플레이, 검찰권 남용”

이날 법정에는 피고인만 15명, 이들의 변호인 십여명 등 30여명이 출석했다. 첫 공판일엔 피고인들에게도 검찰의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직접 묻게 돼 있는데, 대부분 변호인이 답변을 했다. 황운하 의원과 문해주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만 직접 진술을 했다.  
 

황 의원은 발언권이 주어지자 “송철호 변호사와 식사한 적은 있지만 청탁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검찰이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가져와서 하명수사 운운하는 언론 플레이를 할 때 그때 처음 청와대의 (경찰청) 첩보 관여 사실을 알았다”며 “오히려 토착비리 수사, 단죄할 범죄가 검찰권 남용으로 덮였다는 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황 의원이 울산경찰청장 시절 송 시장(당시 변호사) 측에 먼저 접근했고, 2017년 9월 울산 남구의 한 식당에서 이뤄진 만남에서 송 시장이 표적수사를 청탁하자 황 의원이 “적극 돕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김기현 후보에 대한 울산경찰청의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담당 수사팀을 질책하고 전원 인사 조치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가 적용됐다.
 
재판부는 오는 1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연 뒤 24일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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