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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연관성 부족해도, 중환자 의료비 최대 1000만원 지원

중앙일보 2021.05.10 14:41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이상 반응이 발생했지만, 인과성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상에서 제외된 중증 환자도 상황에 따라 의료비를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받게 된다. 당국은 백신을 맞은 뒤 사지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 40대 간호조무사의 사례는 접종과의 인과성을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의료비 지원은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10일 오후 서울의 한 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 하고 있다. 뉴스1

10일 오후 서울의 한 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 하고 있다. 뉴스1

 

뇌척수염 40대 간호조무사 "인과성 인정 어렵지만 의료비 지원"

질병관리청은 10일 이 같은 내용의 예방 접종 후 중증 환자 의료비 지원사업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이 발생한 환자 중에서 백신과 이상 반응과의 인과성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부족한 중증 환자를 보호하고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시행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중환자실 입원치료나 이에 준하는 중증 질병이 발생했으나 지자체 피해조사반, 피해보상전문위원회 심의 결과 인과성 인정을 위한 근거 자료가 불충분해 피해보상에서 제외된 환자가 대상이다. 오는 17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사업 시행일 이전에 접종받았어도 소급 지원받을 수 있다.    
 
당국은 현재 이상 반응과 접종 간 관련성을 바탕으로 피해보상 기준을 5단계로 나눈다. 이에 따라 ▶인과성이 명백한 경우 ▶인과성에 개연성이 있는 경우 ▶인과성에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진료비와 간병비 등을 지원한다. 
 
이외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 ▶명확히 인과성이 없는 경우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런데 당국은 5차 피해조사반 심의 때부터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기준에 ‘백신과 이상 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추가했다. 
 
즉 이상 반응이 백신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백신을 원인에서 아예 배제할 만한 근거가 부족한 사례로 보상은 아니더라도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박영준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백신보다 다른 원인에 의해 이상 반응이 유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불충분할 때”라며 “인과성을 인정할 만한 근거도, 배제할 만한 근거도 충분치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상반응 피해보상 심의 기준. 자료 질병관리청

이상반응 피해보상 심의 기준. 자료 질병관리청

 
그간 11차례 열린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사망 79건, 중증 77건 등 중증 사례 총 156건을 심의한 결과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는 2건, 이날 발표한 의료비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는 5건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다만 세부 기준을 신설하기 이전인 1~4차 심의 건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을 위해 추가 검토할 계획이라 의료비 지원 대상자는 더 늘 수 있다. 피해조사반은 지난 11차 회의에서 40대 간호조무사 사례를 재심의한 결과 '백신과의 인고성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이 간호조무사는 지난 3월 12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고, 사물이 겹쳐보이는 양안 복시와 사지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조사반은 지난달 23일 회의에서 판정을 보류했다가 재심의에서 "급성파종성뇌척수염의 가능성이 있다. 백신 인과성은 인정되기 어렵지만 인과성 평가를 위한 근거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부의 의료비 지원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판단은 예방접종피해조사반 또는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서 하게 되며, 본인에게 결과를 알려 진료비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대상자는 구비서류를 갖춰 주소지 보건소에 신청하면 된다. 다만 기존의 기저질환 치료비, 간병비 및 장제비는 제외된다. 대상자가 사망했을 경우 사망 전 소요된 의료비를 지원한다.
 
지원 금액은 최대 1000만원이다. 정은경 청장은 “중환자실 입원 등 중증 사례에 대해 초기에 본인부담금에 대한 진료비를 감당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정도의 금액으로 산정해 상한선을 정했다”며 “국고 예산으로 확보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 전용주사기가 용기에 가득차 있다. 김성태 기자

화이자 백신 전용주사기가 용기에 가득차 있다. 김성태 기자

 
추후에 근거가 확인되어 인과성이 인정될 경우는 피해보상을 하게 되며, 선 지원된 의료비는 제한 후 보상한다.
 
최종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더라도 치료비를 반환하지는 않는다. 정은경 청장은 “인과관계가 없다고 확인이 된 경우에도 지원된 금액에 대해서는 환수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보상으로 드리는 게 아니라, 진료비를 지원해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지원으로 종료가 된다”고 말했다. 인과성이 추후 확인될 경우엔 심사를 재개해 절차에 맞게 피해보상을 지원하게 된다. 정 청장은 “이미 받은 진료비에 대해 정산한 후 남은 보상에 대해 지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부터 5월 8일까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 사례는 총 1만9625건으로 근육통과 두통 등 일반 사례가 96.4%였다. 사망 95건 등 중대한 이상 반응 사례는 3.6%다. 최근 1주(5월 2~8일)간 이상 반응 의심 신고율은 0.1%로, 접종 시행 첫 주(1.8%)보다 소폭 낮아졌다. 여성이 0.8%, 남성 0.4%로 여성에서 발생비율이 높다. 연령별로는 18~29세가 3.6%로 높았고 7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0.2%로 가장 낮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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