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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동전 50만원…80대 할머니가 폐지 팔아 기부했다

중앙일보 2021.05.10 10:54
지난 7일 경북 영주시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박모 할머니(가운데)가 폐지를 팔아 모은 50만원을 기부하면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영주시

지난 7일 경북 영주시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박모 할머니(가운데)가 폐지를 팔아 모은 50만원을 기부하면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영주시

지난 7일 경북 영주시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 이 지역에 사는 박 모(81) 할머니가 무거운 박스를 실은 손수레를 끌고 행정복지센터에 나타났다. 박스 안에는 100원짜리 동전이 가득 담겨있었다. 
 
박스를 전해 받은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100원짜리를 일일이 세어보니 총 50만원에 달했다. 박 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이 돈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겠다”고 했다. 기부 이유를 묻자 “서로 도움 주고받고 그렇게 사는 거지”라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박 할머니는 손자 2명을 홀로 키우며 길가에 버려진 폐지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푼 두푼 동전을 모아 기부금을 마련했다.
 
특히 할머니가 들고 온 동전은 하나같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박 할머니는 “매일 폐지를 팔고 받은 동전에 뭐라도 묻어 있으면 더러워서 돈을 받지 않을까 봐 깨끗하게 닦아가며 모았다”고 전했다. 동전이 그토록 빛났던 이유에 감명을 받은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7일 경북 영주시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박모 할머니(가운데)가 기부한 50만원. 깨끗하게 닦은 100원짜리 동전들이 빛나고 있다. 사진 영주시

지난 7일 경북 영주시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박모 할머니(가운데)가 기부한 50만원. 깨끗하게 닦은 100원짜리 동전들이 빛나고 있다. 사진 영주시

 
박 할머니의 기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도 50만원, 12월에는 30만원, 지난 2월 30만원, 이번에 기부한 50만원까지 네 차례에 걸쳐 모두 160만원을 기부했다.
 
권경희 영주1동장은 “박 할머니의 기부는 특별한 기부”라며 “할머니의 진실하고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 오롯이 전하겠다”고 말했다.  
 
영주1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박 할머니의 기부금을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를 위한 특화사업에 쓸 예정이다.
 
영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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