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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기소 여부, 오늘 시민들 판단…지검장 직위는 어떻게

중앙일보 2021.05.10 05:00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중앙포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중앙포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할지에 대한 시민들의 판단이 이르면 10일 내려진다. 이 지검장은 한때 가장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손꼽혔다. 하지만 최종 후보 4명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혐의로 기소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불기소 권고’ 나와도 기소 가능성 커

검찰수사심의위는 이날 오후 2시 현안위원회를 소집해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및 수사 계속 여부를 판단한다. 이날 수심위에는 2019년 6월 당시 이성윤 지검장이 부장을 맡았던 대검 반부패강력부로부터 외압을 받아 수사를 중단한 당시 안양지청 수사팀 A검사도 ‘피해자’ 자격으로 참석한다. 수심위는 이르면 당일 오후 결론을 내린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현안 위원들은 수사팀과 이 지검장 측 변호인이 제출한 A4 용지 30쪽 이내의 의견서를 토대로 기소·수사 계속 여부를 판단해 수사팀에 권고하게 된다. 수사심의의 관련 규정상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추가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다. 대검찰청 예규인 검찰수사심의위 운영지침 3조는 ‘심의 대상’으로 수사계속 여부(1호), 공소제기 여부(2호), 구속영장 청구 여부(3호), 수사 적정성(4호)을 정하고 있다.  
 
대검과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 지검장 기소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의견을 내더라도 결국 수사팀은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수사심의위 결정은 권고 사항일 뿐 강제력은 없기 때문이다. 이 지검장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사건 때 수사심의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가 있다. 
 
앞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총장 후보를 4배수로 압축했던 지난달 29일 수심위는 현안위원 15명을 무작위 추첨해 선정했다. ([단독]이성윤 총장후보 추천날, 피의자 운명 쥔 15인도 결정) 이날 후보추천위에서 2차례 투표를 걸쳤지만, 이 지검장은 상당한 표차로 최종 후보군 4명에 들지 못했다. 
  

차기 총장 1순위였던 李, 왜 기소 위기 몰렸나

지난해 11월 22일 뇌물 및 성접대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마중 나온 한 여성의 보호를 받으며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22일 뇌물 및 성접대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마중 나온 한 여성의 보호를 받으며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이 지검장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2019년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서울동부지검장에 조작된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서류를 추인해달라고 요구한 의혹 등을 받는다.

 
검찰은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과정에 직접 관여했기 때문에, 그로부터 약 3개월 뒤 시작된 관련 수원지검 안양지청 1차 수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외압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지검장을 필두로 한 대검 반부패부의 지시가 안양지청장·차장을 통해 부장검사, 주임검사에게 전달됐고 안양지청의 모든 관계자도 같은 취지로 반부패부의 수사 외압을 진술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안양지청의 보고 내용을 모두 검찰총장에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일선에 보냈으며 안양지청 수사팀과 지휘부 사이에 의견 대립이 있었을 뿐이란 게 이 지검장 측 주장이다.  
 

이성윤, 고검장 승진 또는 중앙지검장 유임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새 검찰총장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11월 8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당시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성윤 검찰국장으로부터 '개혁 추진 경과 및 향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새 검찰총장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11월 8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당시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성윤 검찰국장으로부터 '개혁 추진 경과 및 향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 지검장이 기소되면 이 지검장이 고검장으로 승진하거나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잔류하는데 걸림돌이 될수 있다. 하지만 정권 신임이 두터운 만큼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이 지검장이 향후 검찰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승진하거나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검찰 인사는 “후배 검사들의 신임을 잃어가며 정권 수사를 가로막은 공(功)이 있는데 어떤 형태로든 정권의 배려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기소 및 수사 중단 결론이 나올 경우 김오수 총장 체제 출범 이후 검찰 인사에 있어서 이 지검장에 대한 ‘재신임’ 가능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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