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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딸기, 당일 계란, 3일 돼지…시간이 맛이다 ‘초초초 신선경쟁’

중앙일보 2021.05.10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산지 생산 후 2~3일 이내에 판매하는 ‘김’, 당일 산란한 ‘계란’, 새벽에 수확한 ‘딸기’ 등 이마트·롯데마트에 진열된 식선식품. [사진 각 사]

산지 생산 후 2~3일 이내에 판매하는 ‘김’, 당일 산란한 ‘계란’, 새벽에 수확한 ‘딸기’ 등 이마트·롯데마트에 진열된 식선식품. [사진 각 사]

신선식품을 보다 빨리 고객의 식탁에 올려놓기 위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초(超)신선’ 경쟁이 치열하다. 신선식품 경쟁력이 차별화 지점이라는 판단에서다.
 

대형마트, 이커머스 맞서 생존전쟁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조미김인 ‘화요일 곱창김’을 판매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생산한 김을 목요일에 판매해 이처럼 이름을 지었다. 일반적으로 조미김은 생산부터 매장 판매까지 1~2주가 걸린다. 그런데 이마트는 이를 이틀로 단축하며 김을 신선식품 대열에 올렸다.  
 
류해령 이마트 김 바이어는 “김은 맛이 중요하다는 고객 설문을 바탕으로 제조한 김을 바로 사 먹을 수 있게 생산업체와 아이디어를 짜냈다”고 말했다. 조미김은 참기름·들기름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산성화로 인해 기름내가 발생한다. 시중에 판매 중인 조미김은 유통기한이 6~12개월인데, 기름내는 제조 4개월 후부터 급증한다. 이마트 ‘곱창김’은 매주 2000봉 한정 수량을 4주 동안만 판매해 신선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이미 지난해 7월, 제조 3일 이내에 매장에 선보이는 ‘갓 구운 김’을 수도권 일부 매장에 내놨다. 고객의 반응이 좋자 지난달부터 전국 매장 판매로 확대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딸기·계란 등의 품목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초신선 경쟁 중이다. 롯데마트는 새벽에 수확해 당일 오후 매장에 판매하는 ‘새벽 딸기’를 지난 2월 내놨다. 이마트도 3월 ‘새벽에 수확한 딸기’를 선보였다. 딸기는 통상 수확부터 크기 선별, 포장까지 이틀 정도 지나야 매장에 입고된다.  
 
그런데 새벽 딸기는 유통 시간을 반나절로 대폭 줄였다. 이마트·롯데마트 각 매장과 가까운 농가와 산지를 직접 이어 운반 시간을 줄인 덕분이다. 신선함이 보장되니 매출도 올랐다. 이마트는 3~4월 딸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 롯데마트는 2~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세 배가량 많다.
 
계란도 온라인몰에선 일반적으로 산란 일부터 최대 5~10일이 지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롯데마트는 지난해부터 당일 산란, 당일 또는 익일 배송하는 ‘초신선 계란’을 한정 수량으로 팔고 있다. 양사 모두 당일 판매하고 남은 물량은 전량 폐기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대부분 당일 완판된다. 이밖에 롯데마트는 도축 후 매장 판매까지 7일 걸리던 돼지고기를 직경매를 통해 도축 후 3일 이내 판매하는 ‘3일 돼지’를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밤사이 잡은 꽃게를 당일 오후 전국 매장으로 직배송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형마트가 내놓는 초신선 품목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정재우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오프라인 매장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가 신선식품이라고 본다”며 “다양한 셀러가 제품을 내놓고 택배사를 거쳐 고객에게 배송되는 온라인몰의 유통 구조상 당일 수확한 제품을 고객에게 바로 배송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근처 농가로부터 직접 신선식품을 받아 판매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황운기 이마트 그로서리 본부장도 “선도를 극대화한 상품을 선보여 대형마트의 차별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초신선식품 확대, 고객 주문 출고 등 맞춤 서비스를 통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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