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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임·박 리스크’ 고민…당내 “박준영이 더 문제”

중앙일보 2021.05.10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임혜숙·박준영 장관 후보자 거취와 관련된 당 의견을 전달했다. 사진은 지난 7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 중인 송 대표. [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임혜숙·박준영 장관 후보자 거취와 관련된 당 의견을 전달했다. 사진은 지난 7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 중인 송 대표. [뉴시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찬반을 놓고 여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기한을 하루 앞둔 9일 저녁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임·박 후보자 거취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한다.
 

도자기 판매 국민공분 크다 판단
“최소한 한 명은 낙마 불가피”
오늘 문 대통령 4주년 특별연설
어젯밤 고위 당정청 입장 조율

당초 민주당의 기류는 “낙마시킬 정도로 크게 잘못이 있는 건 아니다”는 쪽이었다. 송 대표 요청으로 윤호중 원내대표와 김영호 대표 비서실장이 임·박 후보자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 참여했던 여당 의원들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다.
 
여당 청문위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고위 공직자 배제 7대 인사 원칙인 ▶위장전입 ▶논문표절 ▶탈세 ▶병역기피 ▶부동산투기 ▶음주운전 ▶성범죄 등을 기준으로 볼 때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는 건 아니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위장전입·논문표절(임 후보자)과 탈세(박 후보자) 등 기준에 어긋나는 경우가 있지만 과거 유사 사례와의 형평성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됐다. 정권 초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은 위장전입 논란 등에도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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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청문위원이 아닌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국민 눈높이를 감안하면 세 후보자 다 안고 가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송 대표와 가까운 한 재선 의원은 “4·7 재·보선 패배 이후 청와대의 첫인사란 점에서 ‘민심을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당의 새 지도부가 쇄신을 내건 만큼 ‘과거보다 잘못이 덜하다’는 인식은 안 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아파트 다운계약, 위장전입, 가족동반 해외 출장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임 후보자보다 박 후보자에 대한 낙마 불가피론이 더 많았다. 박 후보자가 영국에서 근무할 당시 부인이 현지 도자기 1250여 점을 해외이사대행 업체를 통해 들여와 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한 국민 공분이 훨씬 크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법적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공무원이 뭔가를 불법판매했다는 게 더 문제”라고 말했다. 송 대표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 역시 “박 후보자 재산이 2억밖에 없어 본인은 억울할 수 있으나 도자기 건에 대한 국민 분노가 더 강하다”고 했다.
 
반면 노 후보자에 대해서는 강공 분위기다. 차기 국토부 장관은 핵심 이슈인 정권 말 부동산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만큼 낙마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송 대표가 노 후보자는 지키고 임·박 후보자 중 최소 1명은 낙마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며 여론을 더 살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임·박 후보자 여당 청문위원 간담회와 민주당 의원 총회가 잇따라 개최될 예정이어서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도 예정된 만큼 당 안팎의 의견을 수렴할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9일 “문 대통령은 부적격 판정을 받은 장관 후보자 3인의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배준영 대변인)고 거듭 촉구했다. 국민의힘이 세 후보자 거취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안과 연계할 가능성도 변수다. 174석의 민주당이 단독 인준하는 데는 문제 없지만 ‘의회 독주’라는 여론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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