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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북극곰 위기? “12만년 전 얼음 없던 시절에도 생존”

중앙일보 2021.05.10 00:02 종합 20면 지면보기
러시아 캄차카 반도의 틸리치키 인근에서 얼음 위를 걷고 있는 북극곰. [AP=연합뉴스]

러시아 캄차카 반도의 틸리치키 인근에서 얼음 위를 걷고 있는 북극곰. [AP=연합뉴스]

‘기후로 인한 종말은 없다. 북극곰도 잘살고 있다’
 

『불편한 사실』 번역한 박석순 교수
“당시 이산화탄소 수치 낮았지만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8도 높아”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대한 묵시록적 경고와 전망에 제동 거는 교양서들이 잇달아 출간됐다. 미국의 환경운동가 마이클 셸런버거가 쓴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9일 현재 교보문고 정치·사회 주간베스트 1위에 올랐다. ‘타임’지 환경 영웅에 선정(2008년)되고 뉴욕타임스 등에 환경 관련 글을 기고하는 그는 ‘현재의 기후 변화의 인과 관계가 왜곡됐고 기후로 인한 종말이나 극단적인 멸종 사태는 없다’고 단언한다.
 
박석순 교수

박석순 교수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불편한 사실』은 과거 기후 데이터를 근거로 탄소 문제나 온난화에 대한 경고를 반박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금보다 높아도 위험하지 않으며, 되려 식물 생장과 식량 생산을 촉진해 인류에게 선물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그레고리 라이트스톤 미국 콘월얼라이언스 선임연구원)보다 번역자인 박석순(사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의 이력에 더 눈이 가는 책이다. 미국에서 환경과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서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지낸 박 교수를 7일 만났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많을수록 좋다고 했는데.
“12만여년 전에는 이산화탄소 수치가 낮았는데 지금보다 8도가 높았다. 이산화탄소 수치와 지구 온난화는 큰 연관성이 없다. 이산화탄소는 대기의 0.04%다. 이산화탄소를 무조건 줄여야 지구에 좋다고 하는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50ppm 이하면 식물이 못 산다. 2만년 전 빙하기에 180ppm까지 떨어져 인류가 큰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이후 간빙기에 접어들고 화석 연료를 때면서 그나마 현 수준으로 올라왔다.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광합성을 증가시키고 식물 생장에도 도움이 된다. 집에서 키우는 실내 화초가 잘 자라는 이유도 이산화탄소가 높아서다. 화초에 말을 걸어주면 좋다는 것도 같은 이유다.”
 
거주공간이 사라진 북극곰이 위기에 처했다는 다큐멘터리도 나온다.
“12만 년 전에는 지금보다 8도가 높았고, 북극에 얼음도 없었지만, 북극곰은 멸종하지 않았다. 지금보다 더웠던 로마제국이나 중세 시대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북극곰은 온혈동물이어서다. 북극의 얼음과 북극곰의 생존은 무관하다. 오히려 1960년대 이래 개체 수는 증가하고 있다. 태풍이 강해지는 등 기후가 거칠어진다고 하는데, 태풍은 고위도와 저위도의 온도 차이에서 영향을 받는다. 지금 북반구의 온도가 다소 올라가면서 저위도와 차이가 줄어들었고 기후는 안정되는 중이다. 토네이도 등 자연재해는 감소하고 있다. 한국만 해도 과거보다 태풍 규모가 줄고 있다.”
 
화석 연료를 마음껏 써도 된다는 이야기인가.
“마구잡이로 쓰자는 게 아니다. 화석 연료는 각종 오염물질과 미세먼지를 유발한다. 다만 지금처럼 이산화탄소를 악마화하면서 기후 소동을 벌이고 화석 연료를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는 얘기다. 저탄소 시대와 빙하기가 훨씬 두렵다. 식물 생장이 급감하고 모든 생명체에 위기가 된다. 현재 각종 데이터는 온난화가 아니라 다시 빙하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그때를 대비해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금 이야기가 다 맞는다고 한다면 미국 영국 등은 왜 국가적으로 탄소 감축을 자원하는가.
“20여년 전 지구온난화가 처음 제기될 때만 해도 오랜 옛날의 기후를 몰라 다들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빙하에서 수억 년 전의 기후를 복원하면서 지구의 온도는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고, 문명이 번성한 역사시대에도 지금보다 따뜻한 적이 있었고 그린란드에서 농사를 짓고 노르웨이에서 와인을 만들었음을 알게 됐다. 그런데도 미국 민주당 등이 이를 뒤집지 못하는 건 이 문제가 정치 사업화해서다. 클린턴 정부 부통령 출신인 앨 고어가 ‘불편한 진실’을 제작하는 등 민주당 쪽에선 이 문제를 자신들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어필해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
 
이 같은 팩트 반격은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도 담겼다.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지구를 살리는 일’을 정면 반박하는 이 책의 원제는 ‘Apocalypse Never’(종말은 오지 않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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