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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테슬라? 투자 아니라며 232억 코인 쟁인 카카오, 왜

중앙일보 2021.05.09 08:00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보유한 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연합뉴스.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보유한 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연합뉴스.

최근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보유한 기업이 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상장 암호화폐를 231억9800만원 갖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운영사 포함)를 제외하면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보유액이다.  
 

[공시 기준으로 암호화폐 많이 보유한 기업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암호화폐를 무형자산으로 공시한 기업 기준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은 2019년 6월부터 암호화폐를 경제적 가치가 있는 비화폐성 자산으로 규정했다. 영업과정에 판매 목적으로 갖고 있으면 재고자산으로, 그렇지 않다면 무형자산으로 분류한다.  
암호화폐 보유한 주요 국내기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암호화폐 보유한 주요 국내기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암호화폐 투자에서는 단연 두각을 나타낸 곳은 카카오다. 우선 보유한 암호화폐 자산만 232억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약 21%)을 갖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투자 열풍으로 거래소의 거래량이 늘면 카카오가 손에 쥔 두나무의 지분가치는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암호화폐를 보유한 자회사도 있다. 투자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말 기준 176억7966만원의 암호화폐를, 블록체인 기술 개발업체인 그라운드 엑스는 암호화폐 47억1074억원어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보유한 암호화폐는 단순한 투자 목적이 아닌 사업에 필요한 자산이라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관련 연구나 개발 목적으로 (암호화폐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카카오는 자회사인 그라운드 엑스를 통해 암호화폐 클레이를 발행했고,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지갑(클립)도 카카오톡에 탑재해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엑스가 지난해 선보인 암호화폐 지갑(클립). 클립 사용자는 소셜·게임·쇼핑 등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비앱)에서 얻은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거나 카카오톡 친구에게 보낼 수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엑스가 지난해 선보인 암호화폐 지갑(클립). 클립 사용자는 소셜·게임·쇼핑 등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비앱)에서 얻은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거나 카카오톡 친구에게 보낼 수 있다. 연합뉴스.

암호화폐로 미래 먹거리 찾는 기업들   

게임업체도 암호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네오위즈홀딩스의 신기술 투자 자회사인 네오플라이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말 기준 47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보유했다. 2018년부터 집중적으로 블록체인 기술개발에 나서면서 암호화폐 보유액도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암호화폐 관련 사업도 시작했다. 네오플라이가 만든 가상자산 지갑(엔블록스)에 암호화폐 클레이를 예치하면 이자를 주는 서비스다.  
 
게임 개발업체인 엠게임도 지난해 말 기준 2억9969만원의 암호화폐가 있다. 지난 3월 제출한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암호화폐와의 연동을 통해 게임 내 재화도 디지털 자산으로 바뀔 수 있다”며 “엠게임은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연합뉴스.

비트코인. 연합뉴스.

외식업체, 비트코인으로 넉 달 새 3배 수익  

암호화폐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외식업체도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다. 지난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식의는 지난해 말 기준 10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갖고 있다. 대부분 비트코인(27.7개)과 이더리움(217.8개)에 투자했다. 올해 치솟은 암호화폐 가격을 고려하면 투자수익은 넉 달 사이 3배로 불어났다. 7일(오후 4시 30분 기준) 시세로 계산하면 보유액은 30억원에 이른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6조원 규모 비트코인 보유  

비트코인 가장 많이 보유한 글로벌 기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비트코인 가장 많이 보유한 글로벌 기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글로벌 기업은 더 적극적으로 암호화폐를 사들이고 있다. 7일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비트코인 트레저리스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은 미국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다. 이곳은 9만1579개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는데 이날 시세로 따지면 51억3550만 달러(5조7615억원)에 이른다. 기업 시가총액(59억3584만 달러)의 84%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최고경영자(CEO)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다. 그는 지난달 CNBC에서 “비트코인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채택된 암호화폐로서 신뢰할 수 있는 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을 더 살 것”이라고 했다.
 
2위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다. 머스크는 현재까지 15억 달러를 투자해 4만3200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현재 가치로 따지면 24억2253만 달러다. 뒤를 이어 온라인 결제업체인 스퀘어(8027개)와 암호화폐 채굴기업 마라톤 디지털(5425개)의 비트코인 투자 규모가 크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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