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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러시안룰렛식 투자, 위험 관리해야 기회 잡아”

중앙선데이 2021.05.08 00:20 735호 14면 지면보기

[SUNDAY 인터뷰] 3연임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공평동 본점 집무실에서 중앙선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공평동 본점 집무실에서 중앙선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한국 시장에 더 집중할 겁니다.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자산 관리 서비스를 한층 강화해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겠습니다.”
 

자산 관리 서비스 강화 승부수
PB 300명 배치, 심층 투자 상담
온라인 비대면 컨설팅도 확대

원칙에 맞는 고객 맞춤형 엄선
지난해 펀드 판매 96% 성장

3일 서울 공평동 본점 집무실에서 만난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이같이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금융 시장도 격변기를 맞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외려 기본에 충실한 소매금융(소비자금융)으로 승부하겠다는 포부다. 지난달 15일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선언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산하의 SC제일은행은 이제 한국에서 소매금융을 하는 유일한 외국계 은행이 된다.
  
젊은 세대들 간접투자 해야 유리
 
1955년생인 박 행장은 79년 옛 제일은행에 들어와 2007년 영업본부장을 맡는 등 35년 넘게 영업 부문에서 일한 현장 전문가다. 2015년 SC제일은행 첫 한국인 행장에 취임해 안정적 성과를 내면서 3연임에 성공했다.
 
CEO만 6년째다. 최근 소회는.
“변화가 엄청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MZ세대(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한 Z세대)의 투자 열풍을 불러왔다. 해외 주식을 사고 파는 서학개미에 이어 암호화폐 투자자까지 급증했다. 신선하지만 걱정도 된다. 젊은이들이 너무 멀어진 집값에 다가서겠다며 지속 가능하지 않은 러시안 룰렛 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 타이밍을 잘 잡는 일부는 횡재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손해를 입을 확률이 높을 거다. 어른들이 좀 더 잘했어야 했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어떤 희망인가.
“청년들을 비롯한 더 많은 소비자가 체계적인 자산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는 거다. 과거엔 자산 관리란 개념 자체를 상위 1%, 10%의 전유물로 여겼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물론 저금리와 저성장, 고령화 등의 시대적 변화로 이젠 남녀노소 중산층 모두 여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힘들게 됐다. 역으로, 자산 관리에 성공하면 위기를 얼마든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자산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면 위험해진다. 일관되고 차분하게 확률에 맞춰 장기 분산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이긴다.”
 
MZ세대는 고수익을 더 중시하지 않나.
“젊을수록 위험자산, 나이가 들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게 일반적 전략인 건 맞다. 다만 젊은 세대라도 일정 규모 종잣돈부터 마련하는 게 중요한데, 리스크 관리를 병행해야 그게 수월하다. 또 투자 경험이 적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되는 간접투자 상품을 통해 시장에 참여하는 게 좋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SC제일은행의 상품·서비스는 어떤 강점이 있나.
“한국 고객들은 원화 자산과 국내 투자 비중이 매우 높다. 아무리 좋은 시장이더라도 한 곳에만 기대는 것보다 해외로 발을 넓혀 분산 투자 하는 게 낫다. 우리는 국내 자산 관리 시장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글로벌 은행의 이점인 해외 네트워크(59개국)를 통해 다양하고 우수한 상품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다. 로컬 은행들도 외화 표시 상품과 해외 투자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다양하게 제공할 순 없다.”
  
복합 점포 개설, 토스뱅크에 투자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SC그룹의 글로벌 표준에 맞게 상품과 운용사의 선정부터 판매, 사후 관리까지 일관성 있게 진행한다. 영업뿐 아니라 소비자보호·법무·회계 등의 전문가 모두 여기에 참여한다. 그룹 내 글로벌투자위원회에서 그걸 다 본다. 원칙에 맞지 않는 상품은 출시하지 않고, 고객이 이해하지 못한 상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1만여 개의 그룹 내 글로벌 투자 상품 중 고객의 세대·성향 등을 고려한 맞춤형 상품을 엄선해 추천해준다. 고객들에게 신뢰받은 결과 지난해 펀드 상품 판매 규모가 전년 대비 약 96% 성장했다.”
 
자산 관리 서비스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도 많다.
“SC제일은행의 자산 관리 서비스 ‘웰쓰케어’는 재테크 초보 고객부터 심층 상담을 원하는 고객까지 아우르는 듀얼 케어(dual care)의 개념이다. 예컨대 고객들이 쉽게 찾아 일상적으로 상담할 수 있도록 국내 모든 영업점마다 프라이빗뱅커(PB) 약 300명을 배치했는가 하면, SC그룹의 세계 각국 전문가들을 연결해주는 심층 상담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최근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컨설팅을 확대하고 있는데, 지난 1~3월 체험 서비스에 3000명 이상이 참여를 신청하는 등 호응이 좋다. 유튜브 채널로 다양한 콘텐트도 제공 중이다. MZ세대도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다.”
 
향후 계획은.
“보여주기식의 단발성 사업이 아닌 명확한 전략적 목표에 따라 지속 가능한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 젊은 세대를 위한 서비스 강화에 나선 것도, 빅테크의 역할이 강화된 금융업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소매금융과 증권 비즈니스를 포괄한 복합 점포 개설에 나서고 있는 것도, 연내 출범하는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에 투자(SC제일은행이 지분 6.67%를 보유)한 것도 그래서다. 최근 글로벌 화두가 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더 힘쓰겠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지배구조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로 대상을 받았다. 금융사 포함 국내 823개 기업 중 1위였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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