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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주입교육 의혹’ 청원 20만 돌파…교육부 "사실 파악중"

중앙일보 2021.05.06 17:19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교사 집단 페미니즘 교육' 의혹에 대한 수사 촉구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교사 집단 페미니즘 교육' 의혹에 대한 수사 촉구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교사 단체가 조직적으로 학생들에게 페미니즘을 주입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기됐다. 이 청원은 하루 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거세지고 있는 젠더 갈등이 학교에도 번지고 있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사 단체가 학생들에게 페미니즘 사상을 주입하려 한다며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6일 오후 4시까지 이 청원은 23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교사 집단으로 추정되는 단체가 "정치적 사상을 학생에게 주입하고자 최소 4년 이상을 암약하고 있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페미니즘 주입' 주장…교육부 "향후 조치 검토" 

학생들에 대한 특정 이념 교육 방식을 전파하고 있는 한 웹사이트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학생들에 대한 특정 이념 교육 방식을 전파하고 있는 한 웹사이트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비공개 웹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이 공유됐다. 2017년 무렵부터 '교사(초등)공지 작업포털' 게시판에 '학부모 집단 포섭 전략' '학교밖 교육시 당부의 말씀' 등의 글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해당 웹사이트 글에는 '교사는 아이들 심리를 이용해 생각을 바꾸고, 아이들의 정치에 개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내용이 있다. 또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부모가 있어도 부재하다고 판단되는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페미니즘 교육의 대상으로 삼으라는 지시도 있었다. 
 
또 다른 글은 "(학생들이) 시위·집회 영상을 자연스럽게 흉내내거나 따라하도록 해 놀이로 생각하게끔 유도하라"고 적었고, 사상 주입이 잘 통하지 않으면 따돌림을 당하도록 유도하라는 내용까지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사실로 확인된 내용이 없는 만큼 교육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신문규 교육부 대변인은 "아직은 드러난 사실관계가 없어서 청원 내용을 파악만 하고 있다"며 "수사기관 등을 통해 의혹이 확인되면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페미니즘 교사·성인지 교육…찬반 논란 가열

전북 전주시의 한 중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학생들이 학교에 붙인 페미니즘·성평등 관련 포스트잇

전북 전주시의 한 중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학생들이 학교에 붙인 페미니즘·성평등 관련 포스트잇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젠더 논쟁은 최근 학교에도 번지고 있다. 
앞서 2017년엔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교사의 언행이 찬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왜 여자아이는 운동장을 갖지 못하느냐, 뛰어노는 활동의 장을 남자아이들이 전유해야 하느냐"며 학교에서 페미니즘 교육 필요성을 밝힌게 발단이었다. 이에 보수 단체가 교사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진보 진영에서는 교사를 옹호하기도 하는 등 정치권으로 논란이 번졌다.
 
최근엔 성인지 교육 대상을 유치원생까지 넓히는 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8명은 '성인지교육지원법안'을 발의했다. 현재 공무원으로 한정된 성인지 교육 의무 이수 대상에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교까지 포함하는 내용이다.
 
6일 현재 국회 입법예고시스템에는 이 법안에 대한 의견이 1만7000여개 올라왔다. 대부분은 법안에 반대하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법안 자체는 동성애나 페미니즘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에서는 "유치원생에게도 동성애 교육을 한다"는 식으로 알려지면서 반발이 커진 것이다.
 

보건 교사들 "단어마다 반발…부담감 커져"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3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를 찾아 청소년 성교육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3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를 찾아 청소년 성교육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학교 현장에서는 최근들어 젠더 이슈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보건교사는 "피임 등 기본적인 내용만 가르치던 예전과 달리 달라진 성 역할 등에 대한 내용도 교육 내용에 들어있다"며 "단어 하나하나마다 학생들이 반발하고 외부에서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서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라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이사장은 "성과 관련한 내용은 보건 과목을 중심으로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남학생들이 반발하는 경우가 있다면 충분한 소통과 토론으로 접점을 찾아갈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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