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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검수완박? 뭐가 먼저냐…송영길 괴롭히는 與의 뇌관

중앙일보 2021.05.06 17:15
5ㆍ2 전당대회로 출범한 신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민생이냐 개혁이냐’를 놓고 내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민생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놓고 달리는 반면, 최고위원 선거 최고 득표율(17.7%)로 당선된 김용민 최고위원 등 검찰개혁 강경파는 검찰개혁 고삐를 다시 바짝 죄려 한다. '쇄신'을 강조하는 송 대표와 친문(親文ㆍ친문재인)으로 채워진 최고위원들간의 태생적인 갈등 요소가 벌써부터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송 대표는 당선 이틀만인 4일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를 여는 등 정책 드라이브를 걸었다. 부동산 회의 때문에 미뤄진 6일 봉하마을 방문 직전엔 5선 중진 김진표 의원을 새 부동산특위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김 의원은 양도세 완화 등을 주장하는 인물로, 당 내에선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정책 수정론자인 송 대표의 뜻이 담긴 인사"란 해석이 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이런 가운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장하는 구 검찰개혁특별위원회(검개특위,위원장 윤호중)도 동시에 미션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2월 비상설 특위로 발족한 검개특위는 전임 지도부의 임기 종료와 함께 공식 활동을 마쳤다. 활동 재개를 위한 신임 지도부의 재인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특위 내 핵심조직인 수사ㆍ기소 분리 태스크포스(TF, 위원장 박주민)가 다음 주 초 약속을 잡았다.  
 
TF 소속 한 의원은 “TF 회동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박주민 의원이 소집했다”며 "4ㆍ7 재보선, 전당대회가 모두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다시 검찰개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질질 끌 것 없이 이 정부 내에서 입법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TF가 추진 중인 입법안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ㆍ‘검찰청법 개정안’ㆍ‘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이다. 종합하면, 중수청을 신설해 검찰에 남은 6대 범죄(부패ㆍ경제ㆍ공직자ㆍ선거ㆍ방위사업ㆍ대형참사) 직접 수사권을 이 곳으로 넘긴다는 내용이다.  
 
지난 3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사퇴 이유로 거론한 게 바로 중수청법이다. 당시 윤 전 총장은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하는 것”,“‘검수완박’은 부패를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며 검찰을 떠났다.   
 
이런 민감한 내용을 다룰 검개특위가 활동을 재개하면 민주당내에서 정책 우선순위를 둘러싼 본격적인 내홍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영길 대표는 전당대회부터 줄곧 “검찰개혁 문제는 단계적인 토의와 상의를 하겠다”며 속도 조절을 강조해왔고, 대신 부동산 문제 해결 등의 민생 문제를 앞세웠다.  
 
 공개적인 이견도 표출되고 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연일 “검개특위 법안의 신속한 통과”를 우선 과제로 강조하는 반면, 백혜련 최고위원은 6일 라디오에서 “일단은 백신ㆍ부동산 문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함께 검찰 개혁의 문제도 다시 방향을 정해서 나가자”고 말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중앙포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중앙포토

 
결국 이런 당내 이견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송 대표 리더십의 첫 관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민심과 당심의 괴리’, ‘개혁 대 민생’, ‘친문 대 비문’ 등 범 여권 내부의 민감한 갈등 요인들이 '검수완박 먼저냐 부동산이 먼저냐'의 싸움을 계기로 폭발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뒤 방명록에 “大鵬逆風飛 生魚逆水泳(대붕역풍비생어역수영).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을 거슬러 오른다. 대통령님의 말씀을 새겨 민주당을 살아있는 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남겼다. "쇄신을 강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그는 11일 당내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 등을 통해 당내 소통에 나선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후 남긴 방명록.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후 남긴 방명록. 연합뉴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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