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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전 세상 떠난 최욱경 그림, 지금 파리 퐁피두 전시에…

중앙일보 2021.05.06 11:00
최욱경,무제, 1966,Oil on canvas , 85 x 121cm, 개인 소장, Keith Park촬영. [사진 국제갤러리]

최욱경,무제, 1966,Oil on canvas , 85 x 121cm, 개인 소장, Keith Park촬영. [사진 국제갤러리]

마흔 다섯 살에 삶을 마감하기 전 작업실의 최욱경 모습. [사진 국제갤러리]

마흔 다섯 살에 삶을 마감하기 전 작업실의 최욱경 모습. [사진 국제갤러리]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이 말은 36년 전 세상을 떠난 화가 최욱경(1940-1985)에게 딱 들어맞는 얘기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36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화가 최욱경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여성거장들과 나란히
'Women In Aabstraction'전시
10월 구겐하임 빌바오 전
10월 국립현대 과천관 회고전
한국 대표 여성 추상화가 우뚝

 
한국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최욱경의 주요 작품 3점을 비롯해 세계 여성작가들의 추상주의 작품을 소개하는 기획전 '우먼 인 앱스트렉션'(Women in Abstraction)'이 5일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개막했다. 전세계 여성 작가 106명의 작품 500여 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로, 여기서 최욱경의 작품은 힐마 아프 클린트(Hilma af Klint), 일레인 드 쿠닝(Elaine de Kooning),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에바 헤세(Eva Hesse) 등 세계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된다. 퐁피두 전시를 마친 뒤 10월 22일부터는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내년 2월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세계 미술계에 거세게 불고 있는 여성주의 미술의 큰 물결 위에 있다. 무엇보다 기존 미술사가 백인 남성 중심이었다는 반성에서 기획된 것으로, 현대미술에서 여성 작가들이 기여한 바를 재평가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퐁피두센터의 수석 큐레이터이자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한 크리스틴 마셀(Christine Macel)은 이런 기치 아래 20∼21세기 추상미술 분야에서 손꼽히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번에 선보이는 최욱경의 추상회화 3점은 작가가 1960년대 미국 체류 초기에 그린 작품으로, 강렬한 색채의 사용과 대담한 필치를 보여준다. 1960년대 초중반 미국 화단에 지배적이었던 추상표현주의의 정신과 스타일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실험을 하며 자기 고유 세계를 구축해 나가던 작가의 강렬한 열망이 고스란히 담겼다. 
 
1960~70년대의 한국 미술계는 단색화와 한국 아방가르드 운동이 활발하고, 미국의 추상표현주의보다는 유럽의 앵포르멜과 일본의 모노하 영향이 지배적이던 시기였다. 최욱경은 당시 주류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의 작품은 한국 미술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세계를 열어젖혔다. 국제갤러리는 "이번 전시는 최욱경의 삶과 예술 여정을 미술사의 틀 안에서 살펴봄으로써, 작가의 작업이 당시 전세계 추상미술사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고찰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최욱경, 1965, Acrylic on canvas ,102 x 136.5 cm, 개인 소장. [사진 국제갤러리]

최욱경, 1965, Acrylic on canvas ,102 x 136.5 cm, 개인 소장. [사진 국제갤러리]

한편 국내에서도 최욱경의 작업세계와 시대적 가치에 대한 조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열린 국제갤러리 전시에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10월 22일부터 2022년 2월 13일까지 과천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 최욱경의 추상 세계를 조명하는 것은 물론, 당대 기록과 영상 등 다양한 아카이브를 함께 소개하는 자리다. 국제갤러리는 2005년 최욱경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6년, 2020년 세 차례 개인전을 개최했다.
 
최욱경은 1959년 서울예고, 1963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63년 미국 유학을 떠나 크랜브룩 미술학교 서양화과, 브룩클린 미술관 미술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68년부터 71년까지 미국 프랭클린 피어스 대학의 미술과 조교수로 활동했다. 작가는 1978년 귀국해 영남대 부교수,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1971년 신세계화랑, 1977년 뉴멕시코 로스웰미술관, 1987년 국립현대미술관, 1989년 호암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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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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