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찬호의 시선] [단독] "이상직이 여당에 돈 뿌렸다는 진술 나왔다는데" 곽상도 돌직구에 검찰 의미심장한 '침묵'

중앙일보 2021.05.06 00:30 종합 30면 지면보기
곽상도(오른쪽)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이 3일 오후 전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곽상도(오른쪽)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이 3일 오후 전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이상직이 여권 인사들에게 돈 줬다'는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는 얘기가 돈다. 그래서 검찰이 머리 싸매게 생겼다는 말이 나오는데 어떻게 해결할 겁니까?" 
 '이상직(무소속 의원) 의혹'을 3년째 추적해온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재선·대구 중구 남)은 지난 3일 전주지검에 출석해 3시간 동안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곽 의원은 이런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검사는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곽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터무니없는 것이라면 당연히 "그런 진술 나온 적 없습니다"고 반박해야 정상이다. 안 그러면 나중에 "검찰이 피의자 진술을 은폐했다"는 후폭풍에 시달릴 게 뻔하기 때문이다. 찌른 게 먹혔다고 느낀 곽 의원은 2탄을 날렸다.


여의도에'이스타 돈 살포'설 확산
수사중 '돈 줬다' 진술 나왔다는 설도
곽상도, 검찰에 캐묻자 묵묵부답
이상직, 문 정권에서 '불사조'급 특혜
권력 뒷배 의혹 커 투명수사 절실

 "(이상직 의원의 자금 살포 채널이란 의혹을 받는) 최종구 전 이스타 항공 대표가 불구속 상태 아니냐. 혐의가 10개가 넘는데도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니 의문이다." 검찰은 역시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곽 의원이 이 말을 한 이유는 뭘까. 그의 전언이다. "최 전 대표가 죄질이 엄중함에도 불구속된 이유는 정치권에 돈 살포한 내역 등 핵심 정보를 검찰에 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최종구'라고 찔러본 거다. 검찰이 답을 하지 못하는 걸 보고 감을 잡았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상직 사건이 점입가경이다. 태풍의 눈은 여의도 정치권이다. "이 의원이 '날 버리면 과거 뿌린 자금 내역을 폭로하겠다'고 여권에 협박했다가 미운털이 박혀 구속됐다"는 소문이 떠돈다. 이 의원은 2012~2019년 자신이 창업한 이스타항공 직원들에게 정치 후원금을 기부하라고 강요한 의혹을 받아왔다. 적어도 32명의 직원이 '인사 불이익' 압박에 돈을 냈다고 한다. 수령자는 죄다 민주당 의원들이다. 
 이스타 항공 조종사 노조에 따르면 이렇게 이스타 항공과 정치권을 연결한 채널이 최종구 전 대표다. 박이삼 위원장 전언이다. "최종구 대표가 있는 동안 정치권에 항공기 티켓 뿌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가 횡령·배임 등 수많은 혐의로 수사받는 배경의 하나다. 그런데 최근 2014~15년 민주당 의원 등 고위층 청탁을 받고 승무원 지원자 수십명을 추천한 혐의(채용 비리)가 추가됐다. 이걸 막으려고 당시 통화했던 직원들에게 '휴대 전화 바꾸라'며 돈을 주고 다닌다고 한다. 당시 인사 문건을 보면 지원자 이름 옆에 '00 의원님 추천' 등이 쓰여있었다. 막장 아닌가." 
 곽 의원의 전언이다. "그래서 내가 전주지검에 조언했다. (이 의원의 지시로) 최종구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돈을 뿌렸다는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 나도 검사 시절 이런 수사 숱하게 해봤다. 돈 받은 이가 여권 인사라고 해 혐의 은폐해봤자 다 흘러나가 보도된다. 결국 검사들만 다친다. 은폐는 꿈에도 생각 말라고 했다." 곽 의원은 이어 "내 발언이 세니까 조서에 기록하진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묵묵히 듣더라. 반박하지 않은 게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검찰의 '이상직 비리' 수사는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선지 곽 의원이 관련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손 보겠다"며 맹공하던 청와대·민주당은 요즘 침묵만 지키고 있다. 다른 사법기관들도 줄줄이 돌아섰다. 이스타 항공의 직원 600명 해고에 반발해 노동 심판을 제기한 박이삼 위원장 전언이다.
 "3일 열린 노동심판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이스타 간부들을 맹타했다. '당신들은 경영이 어려워 해고했다지만 그 어려움은 당신들이 저지른 배임·횡령 탓 아니냐. 또 돈이 없어 고용 보험 5억원을 못 냈다면서 그 막대한 (비)자금은 어디서 났나? 거짓말 아니냐'는 거였다." 
 그러나 향후 수사의 향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오래전부터 횡령·배임 혐의를 받아온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알짜 공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거쳐 지난해 총선에서 손쉽게 민주당 공천을 받아 재선 의원이 됐다. 이후 임금체불·대량해고·편법증여 등 숱한 의혹이 불거졌지만, 민주당과 검찰·국토부·노동부 등이 총출동해 그를 감쌌다. 결국 1년 만에 4·7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나서야 구속이 이뤄졌다. 
 이 의원의 이런 '불사조'급 특혜는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에서 일한 경력, 그리고 문 대통령 딸 가족의 태국 이주를 도운 것 아니냐는 의혹과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문 정부 최대의 비리 스캔들이 될 것이다.검찰이 '검사 선배' 곽 의원의 조언을 새겨들어 일점일획 의혹도 남기지 말고 파헤쳐야 하는 이유다. 온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