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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5분 전 통화했는데" 13살 아들 잃은 엄마, 멕시코 분통

중앙일보 2021.05.05 15:21
3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발생한 고가철도 붕괴 사고로 가족과 연락이 끊긴 사람들의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가족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사 당국이 인명 피해 상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구조·수색이 늦어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사고 발생 5분 전 13살 아들과 통화했다는 마리솔 타피아가 멕시코 현지 언론 리포마와의 인터뷰에서 13살 아들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아들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Reforma 트위터 캡처]

4일(현지시간) 사고 발생 5분 전 13살 아들과 통화했다는 마리솔 타피아가 멕시코 현지 언론 리포마와의 인터뷰에서 13살 아들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아들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Reforma 트위터 캡처]

 
4일 스페인 일간지 디아리오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사고 현장 주변은 구조 대원과 사상자 가족들이 뒤엉켜 아비규환이 됐다. 이들은 사고 발생 뒤 가족과 친구 등과 연락이 닿지 않자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왔다. 사상자들은 사고 현장 인근 병원 50여 곳으로 뿔뿔이 이송돼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발생 5분 전 아들과 통화한 마리솔 타피아는 아들의 사망을 꼬박 하루 만에 확인했다. 
 
멕시코 검찰은 트위터를 통해 고가철도 붕괴 사고로 실종된 브랜드 에르난데스(13) 수색에 나섰다. 에르난데스는 사고 하루 만에 한 병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트위터 캡처]

멕시코 검찰은 트위터를 통해 고가철도 붕괴 사고로 실종된 브랜드 에르난데스(13) 수색에 나섰다. 에르난데스는 사고 하루 만에 한 병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트위터 캡처]

타피아의 13살 아들 브랜드 에르난데스는 3일 저녁 열차를 타고 시내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타피아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나기 불과 5분 전 아들과 통화했다. 아들이 집에 거의 다 왔다고 했었다”면서 “전화를 끊고 TV에서 사고 소식을 접했다. 다시 아들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환자인 남편 간호도 뒤로하고 곧장 아들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사상자 명단 어디에도 아들의 이름은 없었다. 밤새도록 인근 병원 곳곳을 헤맸다고 한다. 타피아는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내 아들을 찾아달라”며 눈물로 호소했고, 그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사연이 알려졌다.
 
멕시코시티의 지하철 12호선 올리보스역 고가철도가 3일 붕괴되며 추락한 차량이 다음날 새벽에도 위태로운 상태로 놓여 있다. [EPA=연합뉴스]

멕시코시티의 지하철 12호선 올리보스역 고가철도가 3일 붕괴되며 추락한 차량이 다음날 새벽에도 위태로운 상태로 놓여 있다. [EPA=연합뉴스]

타피아의 사연이 알려지자 검찰도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이날 오후 8시 검찰은 에르난데스가 사고 역 몇 정거장 전인 페리 페리코 오리 엔테 지하철역에서 한 성인 남성과 열차를 탔다고 발표했다. 성인 남성은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에르난데스는 이날 오후 9시쯤 멕시코시티 동쪽 지역의 한 병원 영안실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실종자 가족 중에는 남편을 찾아 나선 앙젤리코 세실라 크루즈도 있었다. 크루즈의 남편 산토스 레예 페레즈(31)는 퇴근길에 사고를 당했다. 크루즈가 밤 10시 25분쯤 페레즈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망자·부상자·병원 입원 환자 명단 어디에도 없다. 고통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크루즈와 친척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페레즈의 정보를 공유하고 남편을 찾아달라고 호소했고, 이날 오후 7시쯤 페레즈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 세사 바레라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딸 시메라 바레라(18)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하철 탄다”는 전화를 마지막으로 딸과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3일 밤 오후 10시쯤 발생한 이번 사고는 멕시코시티 지하철 12호선 테손코역과올리보스역 사이 지상 철교가 무너지면서 열차가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지금까지 최소 23명이 사망했으며 7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일부는 위중해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당국은 실종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멕시코 시민들은 트위터 등 SNS에서 사상자의 정보를 공유하며 실종자 찾기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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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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