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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때린 북, 3년전 북중 정상회담은 “역사적 상봉” 조명

중앙일보 2021.05.05 13:28
한국과 미국을 향해 동시에 각을 세우고 있는 북한이 북ㆍ중 정상회담 3주년을 집중 조명하며, 양국의 친선 관계를 과시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 화보인 「조선」5월호가 3년전 중국 다롄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집중 부각했다. [「조선」5월호 캡처]

북한의 대외 선전 화보인 「조선」5월호가 3년전 중국 다롄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집중 부각했다. [「조선」5월호 캡처]

 

대외 선전화보 「조선」5월호 8쪽 다롄 북중 정상회담 할애
한미 향해 '상응조치' 공언과 달리 친선, 협력 집중 부각
"'뒷배'인 중국 다가가기 시위하며 대미 압박 차원일 수도"

북한이 최근 발간한 대외 선전 화보 「조선」 5월호를 통해서다. 「조선」 5월호는 ‘조중 수뇌(정상)분들의 중국 다롄(大連)시에서의 역사적인 상봉 3돌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기사를 8쪽에 걸쳐 실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후 처음으로 2018년 3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그해 5월 7~8일 중국 다롄을 찾아 시 주석과 2차 북ㆍ중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4ㆍ27선언)과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베이징과 다롄을 찾아 시 주석과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대책을 협의하곤 했다.  
 
그런데 2019년과 지난해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던 「조선」이 3년이 지난 시점에 “(2018년 5월 정상회담에서 양국의)친선협조 관계를 보다 훌륭하게 추동할 데 대하여서와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중대한 문제들의 해결방도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소개한 것이다.  
북한의 대외 선전 화보인 「조선」5월호가 3년전 중국 다롄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집중 부각했다. [「조선」5월호 캡처]

북한의 대외 선전 화보인 「조선」5월호가 3년전 중국 다롄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집중 부각했다. [「조선」5월호 캡처]

 
특히 북한은 7장의 김 위원장의 다롄 방문 사진을 실으며 시 주석과의 친선을 과시했다. 이런 움직임은 김 위원장의 통일 ‘사업’의 성과로 꼽았던 4ㆍ27선언 3주년에 일체의 행사 없이 침묵하고, 오히려 지난 2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내세워 일부 탈북자의 대북전단 살포에 “상응 조치 검토”를 언급하며 위기를 조성한 것과 대비된다. 동시에 북한은 지난 2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과 외무성 대변인을 내세워 미국을 거세게 비난한 것과도 차이다.  
 
미국은 새 행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대북정책에서 제재를 유지하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인 해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이 주장하는 외교란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우기 위한 허울 좋은 간판에 불과하며 억제는 우리(북한)를 핵으로 위협하기 위한 수단일 따름”(권 국장 담화)이라며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때리면서도, 중국 다가가기에 나선 모양새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당 대회(8차)에서 사회주의 국가들과 친선을 강조한 연장선일 수 있다”면서도 “미국과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중국과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조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중국 방문은 국제사회에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에로강화 발전시키려는 두 나라 정부와 인민의 확고한 지향과 의지를 다시금 확인시켰다”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을 우려해 지난해 2월 국경을 봉쇄한 북한이 최근 한시적으로 중국과 교역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다롄 정상회담에서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더라도 뒤를 봐줄테니, 당당하게 회담에 임하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최근 북한의 행보는 ‘뒷배’인 중국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려는 심리전의 일환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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