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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 쒀서 개 줬다" 진혜원 악담, 김오수 '사주풀이 징계' 악연

중앙일보 2021.05.05 06:00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죽을 쒀서 개에게 줄 때가 있다."
 
지난 3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친정권 성향을 보이는 진혜원 동부지검 부부장 검사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진 검사가 김 후보자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법조계에서는 "그간 유력 후보로 거론된 친정권 성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탈락하고, 김 전 차관이 최종 후보자로 지명된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올린 글"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지검장과 마찬가지로 김 후보자도 박상기·조국·추미애 등 문재인 정부 1~3대 법무부 장관을 연달아 보좌하면서 친정부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진 검사는 왜 이런 악평을 써놓은 것일까. 
 
[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캡처]

[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캡처]

진 검사가 김 후보자에게 악감정을 가지게 된 이야기는 2017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주지검에 근무하고 있던 진 검사는 사기 혐의로 조사하던 피의자 이모씨의 생년월일을 사주팔자 프로그램에 입력한 뒤, 결과물을 보여 주면서 "변호인을 바꾸라"는 발언을 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행위를 한 진 검사에게 2019년 4월 견책 징계처분을 내렸다. 당시 검사 징계위원회에 법무부 차관이었던 김 후보자가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돼 있었던 것. 
 
진 검사는 김 후보자에 대한 당시 이야기를 지난달 23일 페이스북에 남겼다. 진 검사는 "(징계위에서) 하나하나 다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을 시작하려는데 계속 말을 막는 사람이 있었다"며 "어이가 없어서 한 번 쳐다보고 계속 설명하려고 했는데 또 말을 끊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김 후보자)이었다"고 썼다.
 
2017년 당시 진 검사가 피의자 이씨에 대해 청구한 영장을 두고도 논란이 있었다. 진 검사가 이씨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는데, 당시 상급자였던 차장검사가 법원에 접수된 영장청구서를 회수한 것. 진 검사는 이에 반발해 해당 차장검사가 무단으로 영장청구서를 회수했다며 대검찰청에 감찰을 요구했다. 하지만 감찰조사 결과 대검은 영장 청구를 다시 검토하라는 지검장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담당 직원이 결재가 끝난 것으로 잘못 알고 영장을 법원에 제출해 차장검사가 회수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진혜원 검사가 지난해 7월 페이스북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리며 "권력형 성범죄"라는 글을 함께 적어 게시해 현직 검사가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에 대해 2차 가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진혜원 검사가 지난해 7월 페이스북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리며 "권력형 성범죄"라는 글을 함께 적어 게시해 현직 검사가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에 대해 2차 가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진 검사는 페이스북에서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 결과는 유야무야됐고 (피의자에게 사주풀이를 한) 도사로 몰려 법무부에 징계 회부되는 바람에 징계위원회에 출석하게 됐다"며 "이 분은 자신의 동료에게 감찰을 청구하는 사람에게 보복하는 것이 자기 역할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싶어 구토가 나왔고, 집에 돌아와서도 몇 시간 계속 구토를 했고 이런 사람이 법무 차관이었다는 현실에 분노가 밀려왔다"고 했다.
 
진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법원에 낸 압수수색 영장 청구서를 윗선에서 무단 회수한 데 대한 감찰을 요구했다가 도리어 부당한 감사로 징계를 받았다"며 징계 취소 소송을 냈었다. 이에 대해 지난 2월 대법원은 진 검사의 경고 처분이 부당하다는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검사의 직무상 의무 위반 정도가 중하지 않아 검사징계법에 따른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징계처분보다 낮은 수준의 감독 조치로서 ‘경고처분’을 할 수 있다"면서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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