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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수출지도…의료용품 76% 증가율 1위, 석유 꼴찌

중앙일보 2021.05.05 05:00 종합 12면 지면보기
5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프레스티지’가 부산 신항에서 국내 수출기업 화물을 싣고 출항을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수출 증가로 수출 화물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진 HMM

5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프레스티지’가 부산 신항에서 국내 수출기업 화물을 싣고 출항을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수출 증가로 수출 화물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진 HM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은 지난해 국내 기업의 수출 지도를 새롭게 그렸다. 의료용품과 유리·도자 제품은 수출액과 수출 기업 수가 모두 증가했지만 휴대전화·화장품의 수출 기업은 크게 줄었다. 무역협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이후 업종별 수출기업 수 변화 분석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5.5% 감소했고, 연간 100만 달러 이상 수출하던 기업은 비슷한 수준의 수출을 유지했다. 4일 코로나19가 새롭게 그린 지난해 국내 기업의 수출 지도를 3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코로나가 바꾼 수출기업 지도
소규모 수출기업 32% 수출 단절
대기업 409곳 수출액 74.5% 차지
차·부품사 81% 부진, 양극화 극심

 
2020년 기준 수출규모별 수출기업수와 수출액 비교. 대규모 수출기업 쏠림 현상이 보인다. 자료 무역협회

2020년 기준 수출규모별 수출기업수와 수출액 비교. 대규모 수출기업 쏠림 현상이 보인다. 자료 무역협회

 

①대마불사(大馬不死)

국내 기업의 지난해 수출액은 5125억 달러(576조원)로 집계됐다. 이중 연간 1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대규모 수출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출액의 74.5%인 3820억 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1달러 이상을 수출한 수출기업은 9만8916개였다. 이중 대규모 수출기업은 409개사에 불과해 대기업 중심의 수출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지난해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한 수출 부진기업은 4만 890개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수출이 늘어난 수출 호조기업은 3만 927개사였다. 수출 부진기업이 호조기업보다 1만개 가까이 많았다. 
  
수출 호조와 부진은 수출 규모에 따라 갈렸다. 2019년 기준으로 연간 수출액이 100만 달러를 초과한 중·대규모 수출기업은 95% 이상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수출을 유지했다. 반면 100만 달러 이하 소규모 수출기업은 전체의 32.5%가 지난해 수출 단절을 경험했다. 홍지상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100만 달러 이하 소규모 수출기업은 일회성 소액 샘플만을 취급하는 연간 수출액 1만 달러 이하의 수출 초보 기업을 포함하고 있어 수출단절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출액 및 수출증가율 추이. 3분기 이후 전년 대비 수출 증가가 확연하다. 자료=무역협회

지난해 수출액 및 수출증가율 추이. 3분기 이후 전년 대비 수출 증가가 확연하다. 자료=무역협회

 

②의료용품↑, 석유・기계↓

코로나19에도 틈새는 있었다. 의료용품과 무기류, 전기·전자제품, 유리·도자 제품, 반도체는 지난해 수출액과 수출 확대 기업이 동시에 증가했다. 특히 의료용품은 지난해 69억 달러(7조7400억원)를 수출해 전년 대비 76%가 증가했다. 수출 확대기업 수와 신규 수출기업 수도 각각 전년 대비 12.8%, 104.6%가 각각 증가했다. 반면 휴대폰·무선통신기기부품, 화장품 등은 수출액 증가에도 수출 확대 기업 수와 신규 수출가 동시에 감소했다. 무역협회는 “수출 규모가 큰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고 말했다.  
 
수출 품목별 편차도 컸다. 석유제품과 항공기 및 부품은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각각 39.7%, 34.8% 감소해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주요 수출 품목 중 수출기업 수가 가장 많은 기계류(전체 12.4%)는 코로나19 이후 수출 확대기업 수와 신규 수출기업 수가 각각 11.3%, 22.8% 감소해 부진을 겪었다. 기계류 수출액은 지난해 669억 달러(75조원)로 전년보다 5%가 줄었다.
  
지난해 주요 품목별 수출기업수 및 수출액 증감 비교표. 의료용품은 수출액과 수출기업이 모두 증가했다. 자료=무역협회

지난해 주요 품목별 수출기업수 및 수출액 증감 비교표. 의료용품은 수출액과 수출기업이 모두 증가했다. 자료=무역협회

 

③판데믹에 가장 약한 고리는 자동차·섬유·신발

무역협회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다시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수출 부진이 컸던 기업과 품목군을 추렸다. 수출 비중이 높고 매월 1달러 이상을 주기적으로 수출한 20개 품목군 1만5272개 기업의 2019·2020년 수출 통관실적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 기업 중 전년 대비 지난해 수출이 감소하거나 단절된 기업은 1만298개로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자동차·자동차부품은 기업 10곳 중 8.1곳이 지난해 수출 부진이나 수출 단절을 겪어 20개 조사 대상 품목 중 수출 부진기업 수 발생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섬유·의복·가죽제품(0.8), 신발·모자류(0.78), 가전(0.77), 귀금속(0.73) 순으로 지난해 수출 부진을 겪었다. 반면 반도체와 농수산물은 지난해 수출 부진기업 비중이 각각 0.49와 0.55로 평균보다 낮았다. 
 
20개 품목군 중 평균 수출감소 폭이 가장 큰 품목군은 휴대폰·무선통신기기 부품(-49%)으로 조사됐다. 이어 신발(-44.5%), 귀금속(-44.0%), 화장품(-42.4%), 자동차·부품 (-41.5%), 섬유류(-40.0%)도 전년 대비 수출감소 폭이 컸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판데믹으로 수출 주도 산업이 변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약한 고리를 이어줄 수 있는 수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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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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