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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비판전단 시민 모욕죄 고소 취하 지시

중앙일보 2021.05.05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최근 논란이 컸던 대통령 모욕죄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고소를 취하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2019년 전단 배포에 의한 모욕죄와 관련해 처벌 의사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모욕표현 감내 지적 수용
허위사실 유포 성찰의 계기 되길”

시민단체 대표인 김정식(34)씨는 2019년 7월 국회 인근에서 문 대통령 등 여권 인사를 비판하는 전단을 뿌렸다. 전단에는 ‘북조선의 개, 한국 대통령 문재인의 새빨간 정체’라는 일본 한 잡지가 사용한 문구가 담겼다.  
 
이후 문 대통령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형법상 모욕죄로 김씨를 고소했다. 경찰 조사 끝에 김씨는 최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중앙일보 4월 29일자 14면〉
 
박 대변인은 “대통령은 본인과 가족들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혐오스러운 표현도,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용인해 왔다”면서도 “그렇지만 이 사안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혐오와 조롱을 떠나, 일본 극우 주간지 표현을 무차별적으로 인용하는 등 국격과 국민의 명예, 남북관계 등 국가의 미래에 미치는 해악을 고려해 대응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하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으로서 모욕적인 표현을 감내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수용해, (문 대통령이) 이번 사안에 대한 처벌 의사 철회를 지시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박 대변인은 “앞으로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고,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어도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는 취지에서 개별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또다시 모욕죄 고소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앞으로 그 사안의 경중이나 정도에 따라서 열려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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