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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아들, 인턴했다면 카톡 한줄 없나" 묻자…최강욱 "답답"

중앙일보 2021.05.04 18:43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조모씨는 2017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인턴 활동을 한 걸까, 안 한 걸까. 했다면 왜 디지털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은 걸까.  
 

檢 당선무효형 벌금 300만원 구형

재판부가 4일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팟캐스트 방송에서 “조국 아들은 인턴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여러 차례 직접 물어본 질문들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2부(김상연,장용범,마성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결심 공판에서는 최 대표에 대한 피고인신문과 결심 절차가 진행됐다. 이날 검찰은 최 대표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최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국회의원 당선이 무효가 된다.
 

“9개월간 디지털 기록 하나도 남은 게 없느냐” 재판부 질문

재판부는 직권으로 최 대표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최 대표 측은 방송에서 한 발언은 검찰 기소에 대한 ‘의견’일 뿐 ‘사실’을 말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만약 이 발언을 사실로 본다면, 허위사실인지 아닌지는 조씨가 확인서 내용대로 활동을 했는지, 아닌지가 핵심이라 어쩔 수 없이 질문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일상생활을 하며 메일이나 카카오톡, 워드 작성 등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디지털 기록을 남기게 된다”며 “조씨가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 주 2회 평균적으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활동했다면 그와 관련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겠냐”라고 물었다. 검찰은 조씨가 2017년 최 대표 사무실에서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기록이) 하나라도 나온다면 검찰의 전제 사실이 무너져서 피고인에게 굉장히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기록은 왜 남지 않았을까, 최 대표의 답은

최 대표는 조씨가 당시 자신이 맡았던 사건에 대해 물어보고 답했던 기억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조씨가 요약서 등을 작성한 적은 없느냐”라는 재판부 질문에 최 대표는 “잘 알고 지내는 아저씨에게 와서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9개월간의 기록을 찾으려는 비슷한 질문은 이어졌다. 재판부는 “그 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날은 없느냐”고 했다. 그러자 최 대표는 “한 의뢰인이 사무실에 초밥을 엄청 사다 준 적 있는데 그 초밥을 조씨와 나눠 먹었다”라면서 “업무방해 사건 재판에서 그 의뢰인을 증인으로 불러 물어봤는데, 아쉽게도 기억을 못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9개월간 카카오톡이나 영어번역문, 보고서 등 그 무렵에 법률 업무를 처리했다고 할 만한 자료가 없느냐”고 재차 물었다. 최 대표는 “답답한 마음”이라며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겸직하면 안 되어서 사무실을 정리하며 자료를 모두 폐기했다”고 말했다. 또 “변호사 업무를 하며 이메일이나 카톡, 문자에 시달리는데 아이(조씨)와 이야기한 경우 이를 남기면서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았고, 낡은 컴퓨터라도 찾아봤지만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최강욱 "정치검찰 민낯 드러낸 사건" 비판

이날 재판부의 질문이 있기 전에는 검찰이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당초 최 대표 측은 업무방해 사건에서 피고인 신문을 했으므로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을 신청하고 진행하는 것도 형사소송법상 권리이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피고인의 권리”라며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최 대표는 검찰측 신문사항 중 일부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겠습니다” “상식적이지 않고 진술할 가치가 없는 질문”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검찰은 최 대표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 대표는 최후 진술에서 “검찰은 동일한 사안을 두고 한 번은 업무방해로, 한 번은 선거법으로 기소했다”며 “검찰총장(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는 사람이 왜 이 사건에 대해 그렇게 관심을 많이 갖는지, 이면에 담긴 의도가 짐작될 거라 생각한다”라고 변론했다. 이어 “제가 정치인으로 감당할 몫이 있다면 하겠지만, 이 사건은 특정 집단이 특정 의도를 위해 벌인 것”이라고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재판이 끝난 뒤에는 취재진을 만나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어이없는 사건을 통해서 정치검찰의 민낯이 드러난 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윤석열이라는 분은 검찰개혁에 큰 공로가 있는 분이라고 다시 한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의 공직선거법 혐의 1심 선고는 6월 8일로 예정됐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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