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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97% 백신 맞은 이스라엘, 23일 외국인에 하늘길 연다

중앙일보 2021.05.04 14:47
“7월 이후면 개인 관광이 가능해지리라 본다. 우린 (해외 휴가지 중) 가장 안전한 나라다.”  
 

본지 김민욱·임현동 기자, ‘백신 접종 1위’ 이스라엘 가다
오리트 파르카시 하코엔 관광장관 인터뷰

오리트 파르카시 하코헨(사진) 이스라엘 관광부 장관의 말이다. 이스라엘은 오는 23일 외국인 단체 관광객부터 ‘하늘길’을 열기로 했다. 일반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오리트 파르카시 하코헨(Orit Farkash Hacohen) 이스라엘 관광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관광부 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오리트 파르카시 하코헨(Orit Farkash Hacohen) 이스라엘 관광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관광부 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하코헨 장관은 3일(현지시각) 예루살렘의 관광부 회의실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관광 재개와 관련한 구상을 밝혔다. 우선 입국 허용대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항체가 형성된 단체 관광객이라고 한다. 시범사업으로 20팀, 600명을 받아볼 계획이다. 이후 감염 위험도를 평가해 관문을 점차 개방할 계획이다. 7월부터는 개인 관광객의 입국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하코헨 장관이 관광재개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하코헨 장관이 관광재개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스라엘은 ‘성지순례’ 관광국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한해 450만명이 찾았다. 한국인 관광객도 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하늘길을 걸어 잠그다시피 하다보니 관광업은 고사 직전까지 갔다. 이번에 다시 외국 관광객을 받기 시작하는 것은 적극적인 백신 정책으로 어느 정도 안전이 확보됐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률은 59.7%에 이른다. 성인만 따져보면 96.9%가 1회 이상 백신을 맞았다.(3일 기준 · 이코노미스트 백신 트래커) 하코헨 장관은 한국 관광객도 보다 많이 이스라엘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만 높은 백신 접종률이 전제다. 다음은 하코헨 장관과의 일문일답.
 
이달 23일부터 단체 관광객을 받는다.
“(관광 재개의) 첫 단계다. 우선 20개 팀 이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이 해당한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 감염위험을 덜 걱정해도 되는 나라들로 제한해 시작할 것이다. 3주 정도 해보고 좀 더 확대할 예정이다. 지금으로선 7월쯤 개인 관광객도 받을 예정이다.”
 
방역을 책임지는 보건부와 마찰은 없었나.
“(이견으로) 꽤 힘들었다. 방역 당국이야 언제나 위험을 ‘O’(제로)에 가깝게 하고 싶어한다. 보건부와 공조하면서 (관광 재개 후 방역위험도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지켜볼 것이다. 우리 경제의 이익도 돌봐야 할 때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해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공놀이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해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공놀이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코로나로 인한 관광손실 어느 정도였나.
“2019년 450만명의 관광객이 이스라엘을 찾았다. 하지만 불행히도 작년엔 80%가량 추락했다. 거의 (하늘길을) 닫았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모든 산업 중 관광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현재는) 이스라엘 여행을 계획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은 안전한 나라다.”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를 안 해도 되나.
“백신 접종자라도 이스라엘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전 PCR 검사상 ‘음성’이 확인돼야 한다. 도착하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관련한 혈청 검사가 추가된다. 검사결과는 하루 정도 걸린다. 호텔에 머물다 (이상 없으면) 계획대로 관광을 시작하면 된다.”
4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올드시티 '통곡의 벽'. 임현동 기자

4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올드시티 '통곡의 벽'. 임현동 기자

 
한국인 단체관광객 입국은 언제쯤 가능한가.
“관광부 장관으로서 앞으로 한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보길 원한다. 한국은 잠재력이 크고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기독교를 믿는) 한국인에게 요람인 이스라엘은 완벽한 관광지다. 하지만 그러려면 백신 접종률이 높아야 한다. 관광 재개 초기는 어렵고 7월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현지 교민들의 전망은 어둡다. 한국에서 온 성지 순례객의 주 연령대는 50~60대라고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의 60대는 6월 7일에서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2차 접종 간격이 11주인 점을 고려하면, 8월 23일 이후부터 이스라엘 관광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4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올드시티에 있는 예수의 무덤. 임현동 기자

4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올드시티에 있는 예수의 무덤. 임현동 기자

 
내국인 관광은 먼저 풀지 않았나
“관광 산업에 숨을 불어넣기 위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뒤) 내국인에게 관광을 열었다. 대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호텔이 아닌 에어비앤비(공유숙박)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체 관광객을 받지 못해 타격을 심하게 입은 가이드를 위해 (정부가) 일정 부분 지원도 했다. 대표 관광도시인 에일랏과 사해 지역을 ‘녹색 섬’으로 지정했다. 이 지역을 찾는 내국인 관광객에게 PCR 음성 확인을 의무화해 휴가를 즐길 수 있게 하면서 일자리를 제공했다. 에일랏의 경우 봉쇄 조처로 50% 이상의 실업률이 발생했었다. 이젠 백신 덕분에 점차 이스라엘 관광을 더 열고 있다.”
 
녹색 섬내 방역수칙이 잘 지켜졌나.
“꼭 말하고 싶다. 굉장히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켰다. (거리두기에 필요한) 인원수를 철저히 지키고, 음성 결과가 위조되지는 않았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호텔 직원은 선제검사를 받았다. 이런 의지가 있을 때 ‘길’이 있는 법이다. 녹색 섬은 방역과 경제의 균형을 보여준 좋은 예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예루살렘 해변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임현동 기자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예루살렘 해변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임현동 기자

 
‘트레블 버블’(국가 간 자가 격리 없는 자유 여행)을 확대하나
“이미 바레인과 협약을 맺었고, 다른 국가와도 논의 중이다. 트레블 버블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선행돼야 한다. 이는 많은 국가에는 걸림돌이 된다. 아직 서명은 안 했지만, 이탈리아나 영국과 논의 중이다. 백신을 맞았다면 문을 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스라엘은 한해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다시 받기 원한다. 수십만명의 관광업 종사자에게 일자리를 되돌려줄 것이다.”
 
예루살렘=김민욱·임현동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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