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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국정과제로 사회적기업 추진했는데, 현장에선 주먹구구식 관리

중앙일보 2021.05.04 14:46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김연길 사회적기업 윙윙 활동가에게 포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김연길 사회적기업 윙윙 활동가에게 포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 감사결과 정부가 사회적기업을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기업은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사회적기업을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원예산 규모는 2020년 기준 1638억 8400만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감사원이 4일 공개한 ‘사회적기업 지원 및 관리 실태’ 보고서를 보면 정부의 허술한 관리로 예산이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예비사회적기업 175곳은 2017~2020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도 약 46억원의 재정지원을 받은 사실이 감사에서 확인됐다. 예비사회적기업은 사회적기업 인증을 위한 일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보완이 필요한 기업을 말한다.  
 
규정에 따르면 예비사회적기업이 성과 등이 담긴 사업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제출할 때까지 지원금 지급을 보류해야 한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또 고용노동부는 이런 지자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재정이 낭비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7월 8일 서울 종로구 엔비전스를 방문,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엔비전스는 '어둠속의 대화'를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뉴스1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7월 8일 서울 종로구 엔비전스를 방문,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엔비전스는 '어둠속의 대화'를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뉴스1

 
감사에선 지자체 등이 사회적기업 인증 요건을 갖춘 기업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해 과도하게 재정 지원을 한 사례도 발견됐다.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제도는 3년 동안 각종 지원을 통해 일부 인증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을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하는 제도다. 사회적기업보다 예비사회적기업이 더 많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기업 요건을 갖춘 기업도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을 신청하는 식으로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
 
감사 결과 총 8개 기업이 사회적기업 인증 요건을 충족하고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돼 재정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한 기업은 인증요건을 갖추고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아 사업개발비 2500만원 등을 지원받았다.
 
이런 제도 악용 사례로 사회적기업육성사업 내에서 예비사회적기업에 대한 재정지원 비중은 2017년 29.3%에서 2020년 9월 52.6%로 2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사회적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70.7%에서 47.7%로 줄었다. 감사원은 “재정지원이 필요한 영세 예비사회적 기업이 재정지원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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